** 이 포스트에는 금속 후크 플레이트 수술에 관한 참고용 엑스레이 자료가 게재되어 보시기에 다소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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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아침 출근길을 동행한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이젠, 새 로드바이크도, 다니는 자전거 도로도,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 날은 유독 지각이라고 서두르는 남편을 따라 부랴부랴 길을 나섰고, 자전거에 오른지 5분여만에 나는 도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리고 드러누워 눈도 뜨지 못할 고통에 뒹굴러야했다, 주위로 몰려든 여러사람 앞에서.
그날따라 자전거 도로 주변 화단에 물을 주는 분들이 호스를 끌고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있었는데 그걸 피하려다 홀로 넘어져 사고를 당한 것이다. 남편은 화가 나서 그 분들에게 따져 묻고 있었지만, 너무 아픈 나머지 내겐 그의 행동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잠시 후 부축을 받고 일어나 걸음을 떼 보니 걸어지기에 남편에겐 걱정말고 출근하라고 한 후에, 홀로 망가진 자전거를 끌고 허망히 집으로 돌아왔다. 피가 흐르는 왼쪽 팔꿈치, 허리와 힙주변과 다리가 찰과상과 타박상으로 많이 아팠다.
옷을 벗으려는데 왼쪽 팔이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아 어쩌지못해 그냥 가위로 입고있던 것을 잘라냈다. 샤워를 하고 다친 곳을 소독을 한 후 약을 발랐다. 피부가 타는듯한 고통이 왔다. 팔을 천천히 돌려보는데 특히 머리 위로 들어올리려할때 날카로운듯 쨍한 통증이 느껴졌다. 어깨가 부어오르기 시작해서 일단 급한대로 마침 냉장고에 있던 설레임(팩에 든 아이스크림)을 꺼내어 냉찜질을 시작했다.
예사롭지않게 퉁퉁 부어오르는 어깨를 보고 동네 정형외과를 찾아가서야 쇄골이 골절된 줄 알게되었다. 아 뭐지. 이거 큰일이 났구나 싶었다. (내가 속한 우먼스 라이딩 카페에 사연을 올리자마자 왜 진작 응급실로 가지 않았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냥. 나는. 아마 겁이 났던거 같다, 병원에 가지도 못할 정도로.)
쇄골 골절이란 단어 자체를 언제 들어봤더라. 오래전 캘리포냐에서 어학연수했던 당시에, 호스트 패밀리와 MTB를 타다 쇄골이 골절되어 학기가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일본으로 급히 돌아가야했던, 이치로라는 우리반 남학생. 그래 그때였다. 쇄골의 해부학적인 구조로 인해 캐스팅을 할 수 없어 그저 천으로된 어깨보조대(팔걸이, 슬링 Arm Sling 또는 벨포밴드 Velpeau Band)를 착용한채 다녔던-단추가 어긋나게 채워진 셔츠를 입은 한없이 쳐진-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의사는 나의 골절된 위치가 어깨관절로 연결되는 쇄골의 끝쪽이라 통상적으로는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내 뼈의 어긋난 상태가 현재로선 수술하기는 아깝단다. 참고로 여기서 수술이란 전신마취 상태로 어깨에 후크플레이트라는 금속판을 박는 수술. ㅠㅠ 진료를 보던 의사가 굳이 내게 다른 사람의 수술 후의 엑스레이를 보여주었다. 너무 무서웠다. (아래 사진은 내가 검색으로 찾아본 후크플레이트 수술에 관한 참고용 자료이다.)
행여 수술을 고려해야할 상황이라면 잘 알려진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우선 알아보라는 나의 지인들의 조언에 따라 몇군데 전화 예약을 시도해보니 교수들의 외래진료가 11월 이후에나 가능하고 당일 접수 및 대기후 진료는 아예 안된단다.
결국 주변에 물어 물어 우리 지역에서 잘 본다고 알려진 어깨 전문 병원 세 곳을 가보고 의료진들의 조언을 취합한 후, 앞으로 일주일 동안-십수년전 이치로가 썼던 것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보조기를 착용한채 24시간을 지내보기로 했다. 그렇게 보조기에 기댄 생활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엑스레이 사진 출처
Distal Third Clavicle Fractures, Evan Watts
읽을만한 참고자료
어깨 슬링 착용방법 Living with a sling
골절시 냉찜질 방법:
사고 직후 72시간 동안 부종이 생긴 위치에 1-2시간 간격으로 1회 5-15분 정도 얼음찜질한다. 동상의 위험이 있으니 이때 얼음을 피부에 직접 닿게 하는 건 피한다. 이는 피부 아래의 출혈을 다스려 부종과 통증을 완화케 해준다.
읽어볼만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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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lavicle Diaries (or how I stopped worrying and learned to wait for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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