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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Mar 02. 2024

미국 카페지만 아메리카노는 없다

필즈커피, 레드우드 시티 다운타운

무인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메인 스트릿을 따라 걸었다. 이름만 무인이었지 아주 친절한 스태프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동네 시세에 비해 방값 저렴하여 무난하게 하룻밤을 잘 묵었다. 봄을 앞당기는 비는 제법 양이 많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이 따뜻한 드립커피가 생각나게 했다.


아침 일찍 문 연 카페 안에는 이미 랩 탑을 켠 채 몰두 중인 사람들이 곳곳에 앉아있었다. 과거 라틴계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았다던 이 동네에 IT기업들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한다. 필즈커피 Philz Coffee도 저커버그의 웨딩 커피라는 명성을 입고 성장한 브랜드니까 이 동네랑 어울리는 듯했다.

테이크아웃 손님을 위한 벤치가 캐시어 가까이 놓여있다

다크초콜릿 풍미가 진한 제이콥스 원더바를 주문했더니 우리가 보는 앞에서 바리스타가 즉석 주전자 드립쇼를 보여준다. 미처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했기에 촬영은 못했다. 그래서 커피 거품이 꺼지기 전에 얼른 자리로 돌아와 사진을 찍었다.

거품이 풍성한 커피. 한쪽 벽면에 로컬 아티스트의 그림이 전시되었다.

미국 카페지만 여긴 아메리카노가 없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를 스몰사이즈 기준 4달러 50센트에 판매하니 가격은 참아줄 수 있겠는데, 매장에서 마셔도 종이컵에 담아준다는 건 너무 아쉽다. 종이맛이 우러나 커피 본연의 향을 오롯이 즐길 수 없는 점에 별 하나를 빼야겠다.

스벅같은 화려한 굿즈는 없었다.

대략 한 시간을 머무르는 동안 카페 배경 음악은 이천 년대에 유행했던 팝 뮤직 위주였다. 손님들은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왔다. 매장 바깥쪽에 큰테이블 하나와 작은 테이블 하나가 각각 입구 양 옆으로 놓여있고, 안쪽에는 6인석의 넓은 테이블 2개와 2인용 작은 테이블 4개가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각 테이블 위치의 벽면엔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어서, 사교모임보다는 컴퓨터 작업에 집중하기 좋은 업무에 특화된 그런 장소였다.


필즈커피는 20년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필 자버가 커피 브랜드를 창업하여 현재 캘리포니아와 시카고 곳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피츠커피 Peet’s Coffee와 블루바틀 Blue Bottle과 함께 미국 서부 삼대장 커피 브랜드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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