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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혜원 Mar 03. 2021

그들이 사는 세상에  잠시 머물다 왔다

<1,000,000 X Better>_ GriffxHonne

20210225 목요일

<1,000,000 X Better>_ GriffxHonne


https://youtu.be/k-vWUigEQQU


"You make me feel a million times better When I’m with you"

너와 함께 있을 때면 기분이 백만 배 더 좋아져



텍스트로 세상을 읽는다.

큐레이터인 친한 언니는 “넌 언제나 텍스트 중심으로 보는구나”라고 얘기한다.

왜 같은 전시를 봐도 다른 사진을 찍고, 다른 점에 감명을 받지 않는가.

그래서 전시회 사진첩에는 온통 텍스트 천지다.

전시회 제목을 쓴 텍스트 디자인에 꽂힌다든가 전시 설명에 빠지는 거다.


글자를 뺏어오고 싶은 강한 열망이 샘솟는다.

어제 전시는 텍스트였다. 제목이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니까


국문과 출신인 나는 20대를 거의 모더니즘에 헌사했었다. 20대 초반엔 정지용과 박태원에 빠져 종로와 성북동을 떠다녔고, 당시 정서를 붓으로 표현하던 김환기를 사랑해 후반에는 그의 미술관 바로 앞에 살기도 했었다. 창문으로 미술관을 보면서 향안 여사를 종종 떠올리며 예술 나부렁이의 삶을 동경했다.

물론 지금도 그들을 연모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문학에서 비문학처럼 변하면서 더 이상 소설에 별 다른 감흥을 못 느꼈던 것 같다-

시는 제외. 더군다나 이 오빠들 진짜 2020년에 갖다놨으면 망할 자식들이거든. 아마 미투 폭투 도배


어제는 그들이 함께 있는 곳에 놀러간 기분이었다. 마치 미드나잇 파리의 한국판 같았달까? 이들은 그때 함께 모여 무슨 이야기를 했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그 시간을 보냈을까. 마음 속으로야 수십번 그렸다지만 공간이 주는 강렬함이 훨씬 큰 것 같다. 텍스트로 숨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제는 참 좋았다.

그냥 좋았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잠시 머물 수 있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곡씩 음악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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