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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Nov 11. 2023

망원주민 4일 차

어제 먹은 파전(망원시장에서 현금 6천 원주고 삼)과 막걸리의 여파로(?) 6:30에 일어나 호기롭게 러닝을 하겠다는 계획은 사라졌다... 는 아니고, 시간이 바뀌었다.

8시에 축 가라앉은 몸을 겨우겨우 일으켜 거실에 나와 요가매트를 두루루루 폈다.

스트레칭을 15분 정도 하고, 10분간 집안일을 하며 몸을 가동시킨다.

그리고 가기 싫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전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에어팟을 끼고 밖을 나섰다.

주말은 신랑과 뛰었고, 오늘은 나 혼자.


지난 이틀은 한강공원을 뛰었는데 오늘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망원유수지체육공원 트랙을 뛰었다. 이렇게 가까이에 좋은 시설이 있다니! 너무 좋다. <망원주민이 되어 기쁜 점 2>

<기쁜 점 1은 5분만 더 가면 한강공원이 있다는 점>

발목과 무릎이 안 좋아 딱딱한 평지에서 뛰는 게 무리가 되어 빙글빙글 같은 코스를 뛰는 게 재미는 없을지라도 러닝트랙을 뛰어보기로!

망원유수지 체육공원

생각보다 같은 코스가 지겹지는 않았다. ted-Ed영상을 들으며 쉐도잉을 하고 이런저런 잡생각도 하다 보니 20분을 (금방은 아니고, 마지막 1분은 40초는 시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채웠다.


어제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것저것 해보며 깝치다 착지를 잘못해 발목 안쪽에 충격이 좀 쎄게 왔다. 다행히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하나를 시작하면 무리해서라도 끝내는 것. 뛰는 중간에 발목이 좀 아팠지만 그냥 참고 뛰었다. 중간에 그만두었을 때 느끼는 허무함과 무력감이 더 짜증날 것을 알기에.


어쨌든 20분을 뛰고 집에 돌아와 복근 운동과 스트레칭을 마저했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 끝.

정리안된 집을 뒤로하고 해야할 일이 있어 망원스벅으로 갈 참이었다. 가야하는데, 나가야하는데, 금방 오기로 한 식세기설치 기사님이 예정 시간보다 40분이나 늦게 오셨다. (하릴없이 뭔가를 기다릴때는 차분히 책을 읽으면서 기다리면 좋을텐데, 되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더 분주하다)


신축빌라치고는 우리집은 주방이 작은편. 12인용 식세기는 설치 불가. (설치는 할 수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동선이 나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6인용을 사기로 했다.


기사님이 가신 후, 노트북을 동여메고 망원한강 스벅으로 고고 door to door 15분거리다.

한강이 똭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예상치 못한 단점. 유리가 지저분하여... 뷰가 그닥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바로 앞에는 오리배들이 통통통통. 막상 얘네가 앞에 있으니 저수지 느낌이다.

(제주바다뷰를 상상했나보다 하하하)

자리를 반대편으로 옮겨 한강 조금+숲이 보이는 곳에 앉았다. 어차피 일할 모드라 뷰따위는 그닥 중요하지 않기도 했지만.

자리 옮긴 반대편


11:40~2:40분까지 열일+ 약간의 독서를 마치고 집으로 -

3시에 두가지 일을 해결해야 했다.

1. 인터넷 설치

2. 입주 시 옵션으로 되어 있던 냉장고 당근 판매

인터넷은 기사님이 알아서 설치하시면 되는건데 문제는 냉장고였다. 기존에 쓰던 우리집 냉장고가 더 예쁜지라(LG오브제), 옵션으로 이미 설치되어 있던 냉장고는 당근으로 팔았다.

미리 설치되어 있던 냉장고를 이사를 하면서 계단 위에 올려두었다. 당근으로 사신 분이 트럭기사님과 함께 오셨지만 연세가 있으신지라 냉장고를 전혀 들ㄹ지 못하셨다. 40분이 지난후에야 냉장고 문짝 4개를 다 제거 한 후 가져가셨다.

냉장고를 무사히(?) 가져가실때까지 좌불안석… & 끙끙대며 냉장고를 가져가셔서 가격도 더 싸게 드렸다…

당근판매 완료!

당근당근!

어제 만들어 둔 두유요거트와 바나나를 쇼파에 앉아 먹으며 해야할 일을 생각했다.

-안방 화장실 청소

-빨래

-새로운 커텐 설치를 위한 오늘의 집 서치

-아직 못한 짐정리 등

(그러나 하기 싫다)

카카오맵을 열고 근처 카페를 훑어봤다. 집 바로 코앞에 평점이 높은 카페가 세군데가 있다니 !! 과거의 나는 벌써 저장을 해놓았었다.

더군다나 한 곳은 너무 힙해보이는데? 지금 당장 가고 싶은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카페를 두군데나 가는건 사치가 아닌가? 그렇지만 스벅은 쿠폰을 썼는걸? 아냐 지금 가면 집안일은 언제해? 오늘은 참고 내일 가자! 아, 저녁은 뭘먹지?


혼자서는 음식을 해먹기 보다는 요거트, 빵 정도로 떼우는데 냉장고에 요거트 말고는 먹을게 거의 없었다.

빵을 사러 가야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비건베이커리<해밀>은 걸어서 갔다올수는 있지만 왕복 1시간 소요인지라 패스.

카카오맵에서 베이커리를 검색했다. 달달한 빵들은 좋아하지 않아 통호밀빵, 깜빠뉴, 치아바타 같은 담백한 빵들을 파는 곳들을 찾았다.

"아, 어제 망원시장 가다가 본 작은 빵집에 바게트를 팔았던 것 같은데?" 가게 이름을 기억해 놓지 않았던지라 맵으로 우리집에서 시장가는 길 쪽으로 빵집을 찾아봤다. 오예! 찾았다!

가게 이름은 <소소베이크하우스>

에코백을 들고 나섰다.


집 앞에 있는 힙해보였떤 카페 <트랙26>도 지나가며 흘깃 봤다. 오늘은 빵만 사고, 내일 꼭 가야지 란 혼자 다짐을 했다. (이게 뭐라고? ㅎㅎ)

빵가게 도착!

가게가 참으로 아담했다. 빵을 담는 트레이도 없어서 물어보니 원하는 빵을 말하면 담아준다고 하신다.

매의 눈으로 살펴보다가 일단 기본기가 중요하니

<바게뜨> <견과류호밀빵> <생바질어쩌구치아바타> 3개 구입

에코백을 들고 갔는데, 비닐봉투에 이미 담아서 빵을 주셨다. "비닐봉투 빼주세요." 말하려다 이미 봉투가 구겨지고 사용된지라 그냥 들고왔다. (다음에는 필히 필요 없다고 미리미리 말하자!)


바게뜨는 와! 눈이 뜨이는 맛이야! 는 아니었다. 무난무난

호밀견과류도 무난무난. 다른 곳보다 겉이 좀 더 바짝익어 바삭함. 그리고 이름그대로 견과류가 통으로 들어가 씹히는 맛이 좋았고, 기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달지 않은 건강한 맛 (치아바타는 내일을 위해 아껴둠)

한 두 번 더 가서 다른 빵도 먹어봐야지!

내가 좋아하는 빵들-담엔 깜빠뉴를 먹어보잡
(왼쪽부터) 생바질어쩌구치아바타, 호밀견과류, 바게트

망원주민 4일차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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