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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강 김영미 Sep 03. 2016

.. 9월의 화단..

뒤늦게 장마 같은 비가 질금거리길 일주일이 넘는다..
잠깐 날이 드는가 싶으면 소나기 한 두 차례 후드득 지나간다..
다행히 장마철의 지독한 습기가 없어 견딜만한 날씨인데도..
궂은 날씨 핑계 삼아 자꾸 몸이 움츠려 든다..

어느 때부터인가 뜨락의 꽃을 찍는 일이 소원해졌다..
문득 9월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에 미치자 카메라를 챙겨 나섰는데..
역시 가장 잦은 시선을 받는 부엌 뒷문 앞의 수국부터..^^
....
수국 삽목 공부에 의외의 재미를 갖게 만드는 일명 '제주수국'..
작년 늦가을 제주 여행길에 꺾어 온 기다란 가지 하나..
삽목의 일반적인 상식을 무시한 채 겨우내 물꽃이로 뿌리 받아 키운 놈인데..
곁순도 야무지고 올 겨울 월동이 관건이다..


왼쪽 잉글리시 라벤더-
올봄에 삽목 한 가지인데 다른 곳에 심었던 것들은 꽃대가 올라온다..
라벤더는 역시 양지가 최고~(이곳은 반음지)

오른쪽은 루피너스-
만만하게 보았던 루피너스가 올해는 망해서 단 한송이의 꽃대도 보지 못했다..
이건 올봄에 심은 루핀이라 내년엔 꽃을 피우겠지만 지켜보는 중..

요즘 목수국이 여기저기서 한창인데 꽃이 무거워서 대가리 쳐 박고 원산폭격 중..ㅋ

마당 수국 화단 중 아나벨..
 끊임없이 피고 지고~

올여름 가뭄에 리틀 라임이 말라죽는 줄 알고 끌탕을 했더랬다..

요즘 들어 다시 새순이 나와서 어찌나 반가운지..

핑크 아나벨도 계속 피고 지는 무궁화 족속~ㅎ
비싼 몸값을 준만큼 실망시키지 않아 다행이다..

내 너희들의 후손을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창대케 하리~ㅋ

나의 애정 품목 2번 타자 잉글리시 라벤더~ㅎ

전지를 마쳤는데도 여전히 기어 나오는 꽃대들..
참 독하다..!

예전엔 주인이 자리에서 지금은 곁방 신세가 된 에키네시아와 라벤더..

흰색 잉글리시 라벤더..
올봄에 같이 파종해서 다른 곳에 심었던 것들은 꽃을 피운다..
온실 앞 반음지는 역시 꽃이 늦다..
라벤더는 땡볕이 정답이다..

삽목 1년생들의 꽃잔치~

올봄 파종했던 프렌치 라벤더..
야들도 귀하신 존재로 키우면 절대 안 된다..ㅋ

바늘꽃들은 지들이 수양 매인 양~.

멀 때 같이 꼬장 했을 때 보다 원산폭격 중인 모습이 오히려 보기가 나은 것 같다..ㅎ

진실의 모습은 정신없다는 것..ㅋ

핫립 세이지..

풀이 비집고 나올 틈이 없다..

산골의 화단엔 이런 것들이 최고..!

집 앞의 사계 패랭이도 많이 우거졌고~

귀여운 추명국이 한창~

네 가지의 원예 장미를 키우는데 꽃은 서리 내릴 때까지 피고 져서 고맙다만..
풍뎅이 새끼들은 항상 꽃 침대 속에서 단잠을 자고~ㅋ
가꿀 줄을 몰라서 늘 추레하다~

제피란서스..
횃불 같은 꽃봉오리가 마구 올라온다..

작년 일본 여행 중에 어느 작은 슈퍼에서 샀던 금어초 씨앗 한 봉..

한여름 무더위와 가뭄에 삶아 데친 듯 잎이 늘 축축 늘어져 있더니 요즘 들어 좀 쌩쌩하다..

가을꽃의 대명사인 국화가 여기저기 피기 시작하고..

징그럽게 번지는 제주식 솔 중 하나, 썬로즈..

여기저기 불쑥불쑥 천일홍..

징글 식솔 넘버 원, 낮달 맞이..ㅋ 

수국, 라벤더, 작약의 뒤를 잇는 애정 수종, 안젤로니아..

애기원추리..
가드닝 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굳이 영어 이름을 고집하는 원데이 릴리~
영어 이름으로 불러야 고상해 보이나?ㅋ

나무를 키우는데 집중해야 하지만 첫 열매라고 애지중지 보호 중이다..
내 입에 들어 올 수가 있을까..ㅎ

예전에 이걸 키우면서 참 단정치 못한 식물이라 여겼던 천덕꾸러기였다..ㅎ
단골 화원 주인이 화분 하나를 건넨 호의 때문에 심은 붉은 인동..
똥뚜깐 남편 소변기 옆에서 그악스럽게 잘 자란다..

줄 잡아 매 줬더니 눈에 튀어 흉물스럽던 노란 오줌통을 완전히 가려 버렸다~

얘는 이름을 모르겠는데 지피식물로는 딱이다..
월동도 잘 되고 번식력도 좋다..
손톱만 한 노랑꽃이 다문다문 피기도 하니 꽃 없는 아이비보다는 훨씬 나은 듯..
이름 알려 주실 분..?^^

좀 이른 감이 있었지만 글라디올러스는 캐 놓고 일주일째 방치 중..
저러다 다 썩는 건 아닌지..ㅠ.ㅠ

...
썬룸 앞 비탈 사면에 불두화 삽목 해서 뿌리내린 것들을 옮겨 심었다..
가이아의 정원을 읽은 후 생태정원(?)처럼 가꾸는 곳이기도 하다..
맨 위에 감나무 다섯 그루가 심겼고..
그 밑에 불두화, 맨 아래엔 초본류..

겨울까지는 탄력 받아 길이를 키워줘야 하는데..
풀더미 속에 온전하려는지..

올여름까지의 가드닝 점수를 후하게 주면 약 70점 정도..?
제일 망한 것 중에 하나가 루피너스..
그리고 이 미니 스프레이 장미인걸 보면..
역시 내게는 장미가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썬룸 앞 코딱지 화단..
역시 목수국 원산폭격 중..ㅋ

덩굴장미는 잘 자라는데..ㅋ
왼쪽에 심은 덩굴장미(안젤라)도 올봄에 심을 때는 1미터 남짓했던 것..
내년에는 견우직년(녀) 오작교에서 만나듯 처마에서 상봉하길~ㅋ

기술센터 시험용 옥수수는 결국 처마 밑에 걸렸다..
근데 이게 진 보라색 잎과 샛노랑 알갱이 때문에 의외로 인테리어 효과가 있어 멋지다~!

기능성 옥수수로써의 역할보다는 꽃꽂이 소재로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ㅎ

............
사진 정리 끝내고 나면 날이 좀 그으려나 했지만 서쪽하늘은 먹장구름~
저 구름이 몰려올 텐데..
빨래를 하자니 새 중간에 달음질쳐 걷으러 와야 하는 사단이 벌어질 듯싶고..
텃밭은 아직까지는 정갈(?)해서 손댈 게 없고~ㅎ
벌초 시즌인데 문중 산소 풀이나 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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