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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강 김영미 Sep 04. 2016

..이열치열 화단 만들기 02..

다래밭 다니면서 나름 이쁜 돌덩이 주워 와서 경게석만 만든 화단..
드디어 근 한달여 만에 흙을 채워 넣음으로써 꼬라지 완성..ㅎ


예전의 화단엔 연탄재를 베이스로 깔았다..
 재활용측면에선 공이 크지만 배수가 너무 잘 되다 보니..
올여름의 지랄 같은 폭염과 가뭄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번엔 삭아 가는 밭고랑의 나무껍질(피복재)를 이용했다..


그 위에 잘 삭은 거름 부어서 펴고..


마지막은 큰 돌이 별로 없는 흙무더기로 피복 마무리~
기저층의 피복재가 나뭇조각이다 보니 보습과 보온에 유용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ㅋ


아따~강원도 돌땅의 현실~ㅋ

나무껍질은 남편이 가공하는 목공 하우스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올 여름에 원두막 공사를 위해 짬짬히 껍질을 벗겨내던 중 나오는 엄청난 피죽들..


이 피복재는 올여름에 나온 신제품(?)이지만..
인위적으로 분쇄하지 않는 한 당해년도에는 잘 썪지 않아 애를 먹는 폐기물이기도 하다..


이것들을 밭고랑에 피복재로 깔아 태양에 말려지며 부숴지고 삭아지면..
다음해에는 또 다른 유용한 거름재의 역할을 한다..
자연의 것들은 절대 쓰레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 벗겨냈던 나무껍질들을 올봄에 피복했던 고랑 중 하나이다..
갈퀴로 표면을 긁어내면 웬만해선 쉽게 썩지 않는 나무껍질들이..
 잘게 부숴져서 수많은 미생물들의 도움으로 삭아지고 있었다..


부숴진 부산물들을 갈퀴로 긁어 모아 화단 예정지에 수레로 갖다 채웠다..


그 흙을 수레에 실어 나르면서 켜켜이 부어 채우니 그럴듯한 화단이 만들어 지는 셈인데..
예전에 연탄재로 만든 화단과는 한층 더 버전 업 된 생태화단..ㅎ


덕분에 고랑은 면도를 한 듯 더욱 말끔해지고..


선호미로 풀 작업을 하는 내게는 이 밭 관리도 더욱 편리해졌다..
헹해진 곳에는 신제품 껍닥을 또 깔면 된다..
(어차피 우리집은 해마다 일 벌인다고 그런 피복재가 계속 나와~ㅋ)


유휴 면적없이 경작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생태적 순환이 가능한 텃밭..
올해 처음 해 보는 이런 구조의 밭이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이 계절에 이런 밭고랑 관리가 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셩~ㅋ

사실 풀..이라고 이름 짓는 것들의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이 물론 있지만.
그것은 '나름'일 뿐~작은 경작지일수록 효과적인 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새로운 작물을 심거나 파종 할 때마다 돌을 자연스럽게 골라내게 되니 

강원도 돌밭이 슬슬 옥토가 되어 간다..


김장 쪽파 겸 내년 봄 쪽파김치용

밭고랑과 베드의 관리가 여러모로 편리하다..


시금치

그렇게 자연이 만든 흙들로 보실보실하게 채워진 두 개의 화단..
곧 추식구근들이 주인처럼 들어 앉아 겨울을 날 것이다..


.....
넘들 보면 분에 넘치는 전원생활 소꼽장난 같은 화단의 모습..
그 유효기간은 적어도 풀기 있어 사지 육신 거동이 그닥 부담스럽지 않을 생물학적 연령 70대까지..!
(너무 길게 잡았나?ㅎ)

텃밭을 내려가는 발걸음 조차 힘에 부칠 그 나이쯤엔..
소위 키친가든이 저절로 되는 것일테니..
실은 나의 노후 대비를 위한 원예 치료같은 취미 생활 중 하나..
텃밭을 화단처럼..화단을 텃밭처럼..의 슬로건 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이다..

무슨 일이든 정답은 없다..
적어도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이라면..
내 환경과 형편에 맞춰 궁리하며 즐기는게 최선의 답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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