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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방 Jul 01. 2024

8화. 예술가형 인간은 조직생활 적응이 힘들죠.

이번 상담에서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맥락없이 뱉어낸 것 같다. 그럼에도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결론은 과거부터 대인관계로 괴로워하는 내가 지금 여기 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




Connect the dot


오늘은 나의 시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을 말씀해주신다고 하셨는데, 떨리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선생님, 오늘은 시에 대한 감상평을 말씀해주시기로 하셨어요.”

고독한 질주, 혼자 고독하게 앞을 향해 질주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언가를 연결하는 단어들이 시에서 보였어요. 새벽이라던가 터널이라던가. 새벽은 밤과 아침이라는 시간을 연결해주죠. 터널은 이쪽과 저쪽, 공간을  연결해주고요.”


시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하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어떤 무의식들이 문장 하나하나에 담기는 모양이다. 무언가를 연결하고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connect the dot.


(사진출처 pinterest)




불안,
시점이 과거와 미래에 있어서 그래요.



“유명한 자기계발서를 다 읽어봐도 다 비슷한 말들 뿐이고 어떻게 해야한다는 정해진 명제가 없는 것 같아 답답해요.“

“자기계발서는 다 비슷하죠? 예로부터 똑똑하고 훌륭한 철학자들도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일평생 했지만 답을 내릴 수 없었는걸요. 사람마다 그 답은 달라요. 구체적인 답은 스스로 내려야죠.”

“저는 ‘A의 상황에는 B처럼 행동하라’ 이런 식의 해결책을 찾고 있었어요. 분명 정답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찾고 싶었던거 같아요.”

“물론 어느정도 유형을 분류할 수는 있죠. 요즘 많이 보는 MBTI도 분류기법 중 하나죠. 나방님은 NF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걸요?”

“제가요? 선생님이 보시기에 그런가요? 저는 주변에서 ES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리고 저는 T라고 생각하고요.”

“본인 성향은 INFJ같은데 조직생활을 하기 위해 ESTJ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ESTJ가 사회생활을 잘하기 좋은 성향인 편이죠.”

“아! 저는 흔히 말하는 부캐로 살고 있었던 걸까요?”

“예술가형의 사람인데 사회에 맞추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요?”

“제가 예술가형 사람이었군요... 마음이 편안해지려면 조직을 떠나야 하나봐요. 슬프네요.“

웃음이 났다.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캐를 만들어 살고 있었다니. 심지어 J를 제외하곤 모두 정반대의 성향이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의 것들을 끌어올려 살아가다보니 매번 지치는 상황이 온 것일까.


“N은 직관형이에요. 시점이 과거 혹은 미래에 가있는 경우가 많죠.”

“미래에 가있다는건 확실한데 과거는 잘 모르겠어요.“

“잘 생각해보면 떠오를거에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는 불안도가 전혀 높아보이지 않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점을 현재로 끌고 와보세요.”



(사진출처 pinterest)

​​

내가 불안도가 높지 않다고?

지금껏 불안이 내재되어 있어 나는 위태로운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선생님의 이 한 마디가 오히려 나의 불안을 모두 씻어내렸다.


상담 후 짝꿍에게 이야기를 해주자,​

“전문가의 말만 귀담아 듣지? 역시 주변에서 뭐라하든 하나도 안들렸던거야. 내가 그랬잖아, 너는 불안한 사람이 아니라고.”

​​

시점을 현재로 가져오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데 시선이 줄곧 과거와 미래를 시간여행 하고 있어 위태로운 사람이라 여기고 있었나 보다.


나 불안한 사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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