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매니저 Jun 01. 2022

가스라이팅, 자각 없이 저지르는 악행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의 <가스라이팅>을 읽고

퇴사하니 여유가 생겨서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을 실컷 읽을  있다.


최근에 가스라이팅을 특히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져서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의 <가스라이팅>을 읽었다.



많은 이들이 가스라이팅이란 일반인과 근본이 다른 성격 장애자의 전매 특허 심리 범죄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를테면 엄여인 혹은 가평계곡 살인사건 이은해 같은 특수 케이스에게나 해당될  같지?


하지만 내가 봐온 경우는 다르다.

악은 그렇게 거대하고 독특하지 않다.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통해 말하고 싶었던 주장만큼. 악은  무엇보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가운데서 생겨난다.


원래 인간은 타고나길 악하게 태어났기에,

무엇이 선인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지 않으면, 그러니까 자기 인식이 찰나의 순간에 잠시 결여되기만 해도 곧바로 악을 행하는 거다.


많은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악의 없이, 오히려 선의를 행하려다 급발진하여 결과적으로 가스라이팅 가해자가 된다.


이를테면 아이를 좀 더 어른스럽고 의젓한 아이로 키우려는 욕심이 너무 과해서 결국 자녀를 입맛대로 통제하는 부모님들.


이들도 사회적으로는 다들 선량한 시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아이를 위한 훈육, 명랑 사회를 이루는 작은 실천이라 진심으로 믿는다.


배우 서예지  어디 그녀가 타고나길 거악의 씨앗을 내면에 담고 있어서 김정현 에게 가스라이팅을 했을까.


좀 더 연인이 자기만 봐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치기어린 이기심을 조절 못해서 결국 가스라이팅 논란으로 업계에 큰 민폐를 끼친 거지.


그밖에 직장 내 가스라이팅도 의도는 효율적 경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변질된 것 뿐이었을테고.


문제성 성격 빌런 들을 다룬 책이 흔히 그렇듯.

에너지뱀파이어  악플러, 인에이블러, 뮌하우젠증후군  다룬 책들이 다들 


"사람  고친다, 도망쳐라"라는 결론을 내놓곤 하는데, 나는 평소 이런 접근법에 비판적이었다.






1. 문제성 성격자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철저하게 이분법으로 가르는 점.

인간의 개성은 이분법이라기보다는 스펙트럼으로 인지해야 함이 마땅하다.


어딘가에서 문제성 성격보유자 때문에 고통받았을 누군가도 다른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본인이 그 문제를 가진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을. . .


2. 이런 이분법적 분류, 그리고 내 진영이 아닌 쪽을 철저하게 괴물로 몰아붙이는 사고법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


3. 무엇보다 자신이 괴물이 절대 되지 않을 거라는 잘못된 신념이 문제를 만든다.


이를테면 악플러 중 사람 미치게 하는 부류는 아무한테나 광역 쌍욕 내지르는 타입이 아니라, 본인이 쓰는게 악플이 아니라 정당한 비판이라고 믿는 부류이다.


이들은 자신이 악플러라고 인지를 못한다. 아무에게나 광기를 쏟아내는 괴물의 이미지와 스스로를 철저히 분리했기 때문에.


성희롱범  제일 골때리는 부류도 자기가   성희롱이라고 자각 못하는 부류.




이 책 또한 챕터 9까지 가스라이터를 비판하고 회피하는 방법을 설명해서 이 책 논지에 좀 실망하려고 했으나.

챕터 10에 드디어 "내가 가스라이터일수도 있다"는 주제를 얘기해서 좋았다.


명심하자.

인간은 타고나길 선하게 타고나진 않았다.

다만 부단한 노력을 해서 선을 겨우 이룰 수 있을 뿐이지.

자기 안에 언제든 악을 일으킬 가능성이 심어져 있음을 늘 인지하자.

괴물은 저 멀리 있지 않다.

1초라도 깨어있지 않으면 바로 거울 안에서  튀어나오는게 ' 안의 괴물'이다.



이 책에서 특히 기억하고 싶은 부분

작가의 이전글 언제부터인가 예민하다는 단어의 의미가 오용되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