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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마실 Jan 31. 2018

스웨덴 내 소수 민족

소수 민족 그리고 소수 민족으로서의 대우 (사미/롬 족에 포커스)

지난주 일요일에 영화 Sameblod (2016)을 봤다. 영어로 하면 Sami Blood, 한국어로 하면 사미의 핏줄 혹은 사미의 피가 되는 이 영화는 1930년대에 스웨덴 내 사미 부족 사람들에게 행해진 동화 정책을 다루고 있었다. 주인공은 엘르-마르야는 (Elle-Marja) 스웨덴 북쪽 지방에서 순록 목축을 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사미 부족 출신인데 (사미 부족은 전통적으로 순록이나 양을 목축하며 살았지만 현재는 그 수가 현저히 줄었다), 스웨덴의 사미 족 동화 (Assimilation) 정책에 따라 동생인 니옌나 (Njenna)와 함께 사미 족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로 가게 된다. 학교에서 사미 족 아이들은 인종 차별을 당하고, 사미 어를 쓰지 못하고, 고등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어있다. 주인공인 엘르-마르야는 이 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고 그 이후 스웨덴 내 사미인으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다 (그 이후로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얘기하지 않겠다). 예전에 사미인에 대한 리서치 인턴십을 했었기에 어떤 식으로 인종차별이 행해졌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영상화된 것을 보니 새삼 소름이 끼쳤다. 물론 사미 부족에 대한 동화 정책은 북유럽 전체에서 실행되었고 심지어 노르웨이에선 아예 Norwegianisation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공식적으로 행해졌었다 (Minde, 2005). 지금은 사미 부족의 노력 및 국제기관의 노력으로 사미 부족은 북유럽 내에서 그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다.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스웨덴 내 소수 민족의 분포, 그리고 스웨덴에서 스웨덴 내 소수 민족을 위해 어떠한 제도를 만들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1. 스웨덴 내 소수 민족- Sami people (Samer)  (http://bit.ly/2nrrArA)(http://bit.ly/2DN9E1w)

사미 부족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와 러시아 콜라 반도에 사는 민족을 일컫는다. 사람들이 Lapplander 혹은 Lapp (라플란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은 사미 부족에게 모욕적인 말이므로 이렇게 부르면 안 된다. 인구수는 통계마다 다르지만 대략 10만 명이며 (통계에선 7만 명에서 15만 명 까지 다양하다), 스웨덴 내에는 대략 1.5만 명에서 3만 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 언어는 사미 어이다. 이 사미어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Northern Sami, East Sami, South Sami, etc)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북부 사미 어이다. 사미 부족의 언어가 있긴 하지만 오랫동안 행해진 동화정책 (Assimilation policy) 때문에 현재 사미 언어는 사멸 위기에 처해 있다. 사미 부족은 순록 목축, 수공예품 생산이 전통적인 생업인데, 지금은 순록 목축을 하는 사미 부족의 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수공예품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이 사미 부족 출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사이트에 대놓고 밝히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Sami, Lola-Akinmade Åkerström, Image Bank of Sweden

 

Sami Camp, Tina Stafrén, Image Bank of Sweden
Sami handcraft, Jessica Lindgren, Image Bank of Sweden
Sami Flag (http://bit.ly/2nrrArA)


- Romani/Roma people (Romer) (https://goo.gl/9TLAQP)

우리나라 말로는 롬족이라고 하는데, 집시라고 잘 알려져 있지만 집시 역시 모욕적인 말이라고 한다 (...). 인도 아리아 계 민족으로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 스웨덴에는 대략 5만 명에서 10만 명 정도 산다고 하고, 대략 16세기 초부터 롬족이 살기 시작했으니 스웨덴 내 롬족의 역사는 대략 500년쯤 된다. 롬족에게도 롬족의 언어인 롬 어가 있긴 하지만, 롬족이 거주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롬족의 언어는 소수(민족) 언어로 취급된다. 스웨덴에는 5개의 (공식) 소수언어가 있는데, 롬어도 그중 하나이다 (소수 민족 언어 다섯 개와 민족 이름: Sami/the Sami, Miänkieli/the Tornedalians, Finnish/the Swedish Finns, Rome/the Roma, and Yiddish/the Jews). 롬어는 사용되는 지역마다 명칭이 다르고, 그 차이가 존재 하지만 소통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이들만의 영토가 있었던 역사가 없었던 민족이고  전통적인 생업에 대해 알기는 어렵다 (집시 하면 떠올리는 소매치기나 절도를 생업이라고 쓰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부분은 비워놓기로 결정했다.

 

Illustration by Karin Enberg

사진 1 (http://bit.ly/2EoQBMk)

로마(Roma)인의 국기 (Romani Flag), 스웨덴 내 로마인에 대한 사진은 찾기가 힘들었다

사진 2(http://bit.ly/1R4dF4E)

롬부족의 분포 (스웨덴,그리고 노르웨이 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볼수 있음: Romanisael)

사진 3 (http://bit.ly/2rSDRuD)



다른 소수 민족도 존재 하지만 일단 소수민족이라 자료가 많이 없었다 (그 외: 토르네달리안, 유대인, 스웨덴 내 핀란드인. 스웨덴 내 핀란드인은 다른 소수민족과 상황이 많이 달라서 비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실 사미 족 자료는 꽤 있지만 롬 족 부터는 자료가 급격히 줄어든다 (스웨덴 이미지 뱅크만 해도 사미라고 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오지만 그 외에는 전멸이다). 심지어 내 스웨덴 인 친구의 부모 중 한 분이 토르네달리안 쪽인데, 그 친구는 물론 친구의 부모님마저 미엔키엘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자료를 그나마 잘 찾을 수 소수민족 중 지역/소수 민족 으로서의 대우를 받는 소수 중에선 사미 (Sami), 그 외 중에선 롬 (Romani/Roma) 족을 지정해서 소수민족으로서의 대우를 비교해보기로 했다.



2. 소수 민족으로서의 대우


2.1. 언어 정책 (Language education)

스웨덴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금발의 미남 미녀로 가득한 국가지만, 사실 스웨덴의 인종 구성은 매우 다양하며, 이에 따른 언어 정책도 잘 마련되어있다 (스웨덴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도 이 정책과 관련이 깊다). 부모(들) 중의 모국어가 스웨덴어가 아닐 경우, 즉, 부모(중 한 사람이) 이민자일 경우 아이가 해당 모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제도부터, 스웨덴 내 지정된 소수 민족 언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해당된다 (Hult, 2004). 사실 이민자의 아이들을 위한 언어 교육은 역사도 깊고, 언어 정책이 일찍이 마련되었지만 소수 민족 언어의 경우 전자에 비해 정책이 상당히 늦게 마련되었다. 그리고 소수 민족마다 언어 정책의 차이가 존재한다. 사미어, 핀란드어, 미엔키엘리의 경우 지역 (regional) 혹은 소수 (minority) 언어로 구분되지만, 로마니어와 유대인어(이디쉬, Yiddish)는 비영토 (non-territorial) 소수 언어로 구분된다. 이 구분은 언어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 사미 족

예전에는 사미 어를 위한 언어 교육 기관이 없었지만 현재는 사미 교육 기관에서 사미 족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제공된다. 교육은 언어, 문화, 정체성 등 사미 족 전반에 대한 것이다. 사실 교육의 질과 적합성에 대한 것은 여전히 말이 오가지만, 확실한 것은 사미 족 교육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Hult, 2004). 또한, 사미어는 지역/소수 언어로 구분이 되었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교육, 법적 권한, 행정 서비스, 미디어, 문화 계발 등에 대한 혜택 혹은 권리가 주어진다 (Hult, 2004).


- 롬 족

롬 족 같은 경우 이디쉬(유대인어)와 함께 비영토 (소수) 언어로 구분이 되었기 때문에 지역/소수 언어로 구분된 세 언어에 비해 언어에 대한 권리, 혜택이 많이 제한된다. 물론, 정부에서 언어를 보존하고 언어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하지만 언어 대우가 정말 다른 게, 언어 정책에 대한 정부의 글을 보면 45 문단은 사미어와 핀란드어, 42 문단은 미엔나키어에 대해 쓰여있는 데에 반해 비영 소수 언어에 대해서는 훨씬 적게 쓰여 있다고 하니 (Hult, 2004) 실질적 지원도 많이 부족할 것이라고 사료된다. 사실 롬 족은 스웨덴 내에서 차별과 탄압을 가장 많이 받아온 부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언어 지원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



2.2 정부 (Self-government) (http://bit.ly/2nsllUC)

소수 민족을 위한 정부는 따로 없지만 사미 족만은 예외적으로 제한된 권리를 가진다. 다른 민족과는 다르게 (스웨덴에 유입된 민족들, 즉 이민자들), 사미 족은 현재 스칸디나비아 반도 내 국경의 의미가 생기기 전부터 오랫동안 존재해온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 토착민이고 이에 따라 토착민을 위한 국제법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 또한 사미 족이 스칸디나비아 반도 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사미 족에 대한 처우가 달라지는데, 이 글에서는 스웨덴 내 사미 족에 대한 대우를 짧게 다뤄보고자 한다. 일단 스웨덴에서는 1977년 처음 사미 족을 토착민으로서 인정했고 (그 전에는 영화 Sameblod처럼 사미인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1993년에 사미 국회를 발족했다: 사실 스웨덴의 스웨덴 내 사미 국회 발족은 핀란드 (1973), 노르웨이 (1989)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또 2011년부터는 사미 사람들을 스웨덴 헌법에 포함시켰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가 없다 (스웨덴 사람처럼 대우를 받는다는 의미일까요???). 스웨덴 내 사미 국회에 대해 말하자면, 사미 국회는 국가 기관으로 인정받는 기관이며, 구성원은 선거에 의해 사람들이 선출된다. 사미 국회의 일은 스웨덴 국회법에 의해 규제된다. 사미 정부는 또한 사미 족의 민족 자결권 (Self-detrmination)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도 한다 (새로운 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사미 족에 대한 문제에서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목표).



3. 글을 마치며

이번 포스팅은 스웨덴 내 소수민족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스웨덴 내 소수(민족)에 대한 대우는 1900년대 초중반에 행해진 사미 족에 대한 탄압을 제외하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복지 선진국 (aka 복지천국) 이 아니다. 다만 국가 내 소수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여러 사람 (스웨덴 사람) 에게 이 존재를 물어봤는데, 사미 족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족에 대해서는 거의 전멸 수준이었다. 그리고 유대인이나 롬족이 스웨덴 정부에서 다른 소수에 비해 혜택이 부족하다고 하긴 하나, 국가 내 소수 민족을 탄압하는 것이 아닌 이상 소수 민족 처우에 대한 문제는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아쉬웠던 점은 소수민족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어와 스웨덴어를 힘겹게 사용해서 찾아봤는데 영어는 거의 전멸이고 스웨덴어 자료도 거의 없었다. 혹은 내 슬픈 스벤스까 실력 때문이겠지..).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다루지 않은 스웨덴 내 언어 정책, 특히 영어 관련 정책에 대해서 한번 써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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