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자기마을: 스톡온트렌트
The Potteries Museum & Art Gallery 더 포터리스 뮤지엄 & 아트갤러리
스톡온트렌트(Stoke-on-Trent)에는 도자기 브랜드의 공장과 함께 있는 박물관 뿐만아니라, 지역 도자기 박물관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 더 포터리스 뮤지엄이다. 지역 박물관이지만 꼼꼼히 챙겨보려면 반나절은 걸린다.
핸리 (Hanley)지역 중심부에 위치한 박물관으로 영국 스톡온트렌트 도자기의 발전 과정 역사와 공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본차이나, 포셀린 흙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많지만, 특별히 도기로 만들어져19세기에 서민들 사이에서 유행한 제품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영국 도자기와 관련 정말 많은 작품을 체계적으로 만날 수 있다. 그 중 인상깊었던 드링킹 문화 drinking culture와 관련된 대표 전시 작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Frog Mug
개구리, 두꺼비 머그, 서프라이즈 머그, 학질 머그(Ague Mug)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머그컵 안쪽 벽면 혹은 밑 부분에 개구리 모양의 장식이 붙어있어 마시는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는 기능이 있다. 1775년 경 썬더랜드에서 처음 생산되고 스태포드셔, 우스터셔, 뉴카슬 지방으로 전파되었다. 주로 술집에서 퍼들링 컵, 퍼즐 머그와 같이 드링킹 게임(술을 마시면서 술잔을 이용해 하는 게임) 전통과 깊은 연관이 있다. 학질(Ague) 머그라고 불리는 것도 술을 마시다가 속에 들어있는 개구리를 발견하고 진짜 개구리 인줄 알고 깜짝 놀라 학질을 일으킨다라는 뜻에서 불리게 되었다. 표면 장식은 주로 당시 해군과 관련한 글, 그림 등이 많다. 박물관에는 무려 300여개의 개구리 머그가 있다. 하나하나 다 다르게 장식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Cow Milk Pitcher (Cow Creamer)
젖소 모양으로 생긴 우유를 담아 따르는 그릇으로 영국인의 해학과 위트의 문화가 어울려진 도자기이다. 영국에서 홍차를 마실 때 우유나 크림을 넣어 마시는 차 문화, 드링킹 초콜렛, 커피 문화의 확산에 따라 유행했다. 소의 등 부분에 작은 뚜껑을 열고 우유나 크림을 넣고, 따라 마실 때는 소 입 부분으로 내용물이 나오는 귀여운 디자인이다. 19세기 동물, 사람 모양의 도기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만들고 장식하는 사람에 따라 모습이 각기 다른데 그 매력이 있다. 지금도 널리 만들어져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그들만의 해학과 풍자가 담겨있는 풍자도자기가 많다. 영국 문화 속에 함께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유머코드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의 인생사가 크게 보았을 때는 우리와 그리 다르지는 않지만, 지역성에 따라 독특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연구하다보면 알아가는 그 과정 자체에서 매력을 느낀다.
이곳에는 667개의 각기 다른 카우 피쳐가 있다. 자세히 보면 개구리 머그처럼 하나하나 개성이 있는데 이는 당시 스태포드셔 공장 혹은 워크숍에서 제품을 만들었던 과정과 연관이있다. 특히 19세기 지역의 워크숍(공장)같은 경우에는 석고몰드를 이용해서 원형을 만들고, 마무리는 손으로 하다보니 조금씩 다르게 완성이 되는 때가 있었다. 또한 색상이나 그림으로 마무리하는 눈이나 입부분은 핸드페인팅이다보니 모든 제품이 다 같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던 도자기 공장과는 다른 부분으로, 대부분 19세기 도기로 만들어졌던 이런 도자기는 값싸게 대중에게 팔렸기 때문이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웃고있는 소, 해학적인 소 등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세상에서 하나뿐이 없는 즐거운 도자기가 아닐 수 없다.
Tobby Jug 토비 저그(fillpot)
앉아서 술잔을 들고 있는 술취한 남자모습을 한 도자기 맥주잔이다. 이런 맥주잔에 맥주를 마시다니, 그 자체로 재미있었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이 도자기 또한 아주 많다. 검은 모자에 술잔을 들고 앉아 있는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주로 얼굴은 영국 왕이라던지 일반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사람의 얼굴을 따라서 조각했다. 셰익스피어 ‘십이야’에 나오는 '토비 벨치(Sir Toby Belch)'경에서 유래 되었다고도 하고, 18세기 요크셔의 술고래로 유명했던 '토비 필폿'(Toby Fillpot)이라는 사람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토비 필폿을 표현한 판화를 보면 도자기와 매우 흡사하다.
더 포터리스 갤러리는 도자기뿐만 아니라 아트갤러리도 함께 있고 때로는 상설, 특별전시를 하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스태포드셔 호드(Staffordshire Hoard) 전시장이 마련되었는데 스태포드셔 호드란 지금까지 발견된 앵글로색슨족 유물 중 가장 큰 규모(약 4000여개)의 유물을 지칭한다. 불과 얼마 전인 2009년에 스태포드셔에서 발견된 7-8세기 유물은 화려하게 만들어진 무기, 금장식을 포함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전시는 앵글로 색슨 족의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 또한 함께 다루었다.
http://www.staffordshirehoard.org.uk
뮤지엄에 있는 다양한 도자기 사진을 더 소개해본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이 스태포드셔 도자기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크림웨어라고 부르는 도기로 만들어졌다는 점, 그리고 당시 유행했던 스타일의 지역 특색이 나타나는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더 포터리스 뮤지엄 & 아트갤러리 방문하기
방문: 핸리 버스스테이션(Hanley Bus Station)에서 도보로 5분거리 / 스톡온트렌트 기차역
홈페이지: http://www.stokemuseums.org.uk/pmag/
주소: Bethesda St, Hanley, Stoke-on-Trent, ST1 3DW (박물관 주차장 없으니 주변 거리나 인근 주차장 이용)
오프닝시간: 월요일 ~ 토요일 10:00 am – 5pm / 일요일 11am -4pm
요금: 무료
여행꿀팁: 오전에 박물관을 천천히 둘러보고 버스스테이션이 있던 근처의 시내로 나가 지역 특산품인 ‘오트밀케이크’을 찾아보자. 영국 북부지방에서만 판매되는 일종의 오트밀을 넣고 구운 팬케이크로 지역에 있는 큰 슈퍼마켓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안에 치즈, 버섯, 햄, 베이컨 등 각종 토핑을 넣어 반으로 접어 오믈렛처럼 즐기기도 한다. 큰 레스토랑 보다 왠지 허름해 보이는 오래된 카페에서 먹거나, 펍에서 맥주와 함께 먹으며 현지인의 분위기도 함께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