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자기마을: 스톡온트렌트
Gladstone Pottery Museum 글래스톤 포터리 뮤지엄
롱턴 (Longton)에 위치하고 있는 글래스톤 박물관은 글래스톤 차이나 웍스(Gladstone China Works)라는 이름의 빅토리안 시대 공장을 개조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밖에서는 영국 전통 병가마가, 안에 들어가면 공장을 책임지고 있던 거대한 컴파운드 스팀 엔진(Compound Steam Engine)이 가장 먼저 관람객들을 반긴다.
안에는 산업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자세한 공정을 사진, 그림, 실제 도자기 모델 등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더포터리스 박물관과는 차이점이 있다. 방문센터에서는 물레 체험과 핸드메이드 포셀린 꽃(flower-making)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병가마 Bottle Kiln
우리나라 이천에 가면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가마를 볼 수 있는데 영국은 병가마(Bottle Kiln, Bottle Oven)가 특징이다.
글래스톤 도자기 박물관은 영국 도자기 공장의 상징인 병가마를 여전히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이런 병모양 가마는 현재 스톡-온-트렌트 지방에 47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병 가마에서는 기물을 갑발 안에넣고 차곡차곡 쌓아서 내임한다. 불을 지핀 후 천천히 온도를 올려서 소성한다.
1번 소성할 때마다 14톤의 석탄을 사용한다고 한다.
박물관 내에는 병가마의 특징 및 내임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당시 일했던 사람들의 노고 또한 묘사되어 있었다. 닥터스 하우스(The Doctor's House)갤러리는 스톡온트렌트의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예전 병원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가 더했다. 과거에는 스톡온트렌트의 병모양 가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여과도 안되고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 되었기 때문에 남자 평균 나이가50세도 안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마에서 나온 불량품들에 대한 돈은 임금에서 제외하였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어린아이들도 학교에 가지않고 부모님을 따라 공장에서 일하였던 적이 대부분인데, 이는 추후, 어린이 노동 금지법이 만들어지면서 차츰 개선되었다.
그런데 전시된 방은 커다란 병동의 모습이 아니라 의사의 개인 집 안 모양을 설치해놓았다. 기다리는 대기실(waiting room)도 있고 도자기와 석탄 노동자들의 질병 등을 관리하던 컨설팅 방과 개인 부엌도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영국은 집 근처에 병원과 담당 의사를 지정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필자가 이용했던 담당의사 병원도 이렇게 작은 가정집 같은 곳이어서 처음에 갔을 때 놀랐던 경험이 있다.
언젠가 EBS 프로그램 '극한직업'에서 도자기 그릇 만드는 현장이 방송되었는데, 정말 이때야말로 극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영국 산업도자기의 화려함에 가려있던 안타까운 역사이다.
포셀린 플라워
포셀린 플라워 만들기 (Flower-making)은 유럽도자기의 특징 중 하나이다. 본차이나 혹은 포셀린 흙으로 꽃을 만들어 장식에 사용한다.
포셀린 플라워는 각 브랜드마다 디자인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배우고 익히기까지 최소 2년이 걸리고 마스터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꽃 모양마다 마스터 할 수 있는 기간 또한 다 다르다고 한다.
당시에는 2파운드만 내면 꽃 한송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워크숍을 들을 수 있었는데 금액은 재료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꽃을 가르쳐주셨던 리타 Rita라는 분은 몇 년후에 한국 이천에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 초청되어서 워크숍을 한 적도 있으시다!
화장실 갤러리
박물관 안에는 테이블 웨어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주제의 여러 가지 갤러리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그곳은 위생과 관련한 화장실의 도자기 사용에 관하여 조명해 놓은 ‘플러시드 위드 프라이드(Flushed with Pride)’ 갤러리였다. .
이 갤러리에서는 화장실의 역사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는데 뚜껑이 달린 도자기 변기가 만들어지기까지 도공들의 역할과 발전과정 또한 흥미로운 디스플레이로 표현한다. 갤러리를 들어서자마자 돼지가 우는 소리, 화장실 냄새 등을 맡을 수 있었는데, 냄새, 소리 등을 이용하여 변기가 없던 시절 화장실, 빅토리안 시대 슬럼가를 재현해 놓은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전시된 오브젝트 중 인상깊은 하나를 소개하자면, 시대별 화장실 변기, 세면대뿐만 아니라 코치 팟(Coach-Pot)혹은 오벌 챔버 팟(Oval Chamber Pot)이라고 불리는 부르달루(Bourdalou(e))라는 이름의 도자기가 있는데 생김새가 꼭 소스를 따르는 도자기(Sauce Boat)처럼 생겼다. 그래서 때로 그 쓰임새가 잘못 이용되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이것은 사실 18세기 영국에서 사용되었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여성전용 휴대용 요강과 같은 것이었다!
화장실이 없던 교회나 연회장 같은 곳에서 여성들이 긴 치마 속에서 볼일을 볼 수 있게 한 것인데, 말을 타고 가는 긴 여행을 뜻하는 코치 여행(coach travel)을 떠나는 일이 종종 있던 상류층 부인들이 여행 중에 따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가 없으니 그때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한다. 부르달루는 소스 보트와는 다르게 소스를 따를 수 있는 뾰족하게 생긴 부분이 없다. [1]
[1]
Vic Sanborn, Regency Hygiene the Bourdaloue, Jane Austen’s World,
visited 7 April 2015,
https://janeaustensworld.wordpress.com/2012/07/16/regency-hygiene-the-bourdaloue
[2]
[3]
http://dishynews.blogspot.com/2013/02/what-is-bourdalou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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