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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테르 Feb 03. 2017

딤섬

여자 둘이 떠나는 작정하고 떠난 먹자 여행! 홍콩 편

 이번 홍콩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골라보라고 말한다면 두 명 모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딤섬이라고 말할 것이다.


홍콩의 대표음식인 딤섬만큼은 정말 로컬향기가 짙게 베인 곳을 찾아가자는 생각으로 한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았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됐고, 우린 성공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뿌뜻함과 기대감을 가지고 식당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른 오전 시간에도 가게는 만석이었다. 가게에 자리한 사람들은 나이들이 꽤 있어보였고 신기하게도 서빙을 하는 사람들도 흰머리가 지긋한 노인들이었다. 식당 규모가 상당했는데 한국인이라곤 딸랑 우리밖에 없었고 거기있는 외국인이라곤 일본인 여행객 둘과 우리 뿐이었다.


 드디어 홍콩의 대표 음식 딤섬을 먹어보는구나! 즐거워했다. 그 즐거움도 잠시, 아무리 기다려도 종업원이 당최 주문은 받지 않았다. 표 한장을 띡 하나 던져주었는데 영어도 없고 한자로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종업원이 외국인에게 베풀 수 있는 친절이라곤  인사뿐이었던지 당혹스러워하는 우리를 방치했다. 15분간 표 한장을 들고 멍하니 사람들을 구경했다. 딤섬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우리가  불쌍했던지 일본 관광객 한명이 딤섬을 시키는 방법을 설명 해주었다. 친절하게! 전세계 공통언어인 바디랭귀지로! 심도있는 대화 끝에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간단했다. 카트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에게  뭐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표를 내밀면 할머니가 도장을 찍어주고 딤섬을 준다는 것이었다.



딤섬 종류만 80개... 딤섬 재료가 뭔지도 모르겠고...심지어 모조리 한자....

방법은 알았지만  뭘 먹어야 할 지 선택장애가 있던 우리에겐 아직 넘어야할 관문이 남았다. 눈칫 껏 일본인들이 먹었던 딤섬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어르신들께 최대한 예의있고 애교있게 딤섬을 달라고 요청했고 다행이 애교가 먹힌 건지 불쌍해 보였던 것인지 우리가 바라던 비주얼의 딤섬을 가져다 주셨다.



아~이것이 현지의 딤섬인가!

쫄깃한 피에 실하게 차있는 속!

한 입 베어물  때 퍼지는 진득한 육즙이란~!!


두 여자의 배고품이 극에 달했을 때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미친듯 딤섬을 먹었고, 딤섬이 목까지 차올랐다는 느낌이 머리를 지배할 때, 간신히 젓가락을 놓을 수 있었다.


 우리는 여행스케줄  때문에 아침으로 딤섬을 먹어야했는데 사실 딤섬은 아침과 저녁 사이에 간단하게 먹던 음식이다. 딤섬을 한자로 쓰면 點心 으로 작고 동그란 점(點)과 마음(心)이 더해진 말이다. 이를 두고 점심은 '마음에 점을 찍는 것'이라는 멋들어진 해석도 있는데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딤섬으로 추억의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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