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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혼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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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 May 30. 2018

예정일보다 이틀 먼저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

이런저런 것들과 맞바꿀 만한 이유나 결단이 있다면

2010년 처음 맺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만나는 언니들과 함께 하기로 한 베트남 호찌민 여행. 여행이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갑자기 변화가 생겼다. 여행 떠나는 날 기준으로 이틀 전 목/금요일에 휴가를 쓸만한 상황이 되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항공권을 변경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앞섰다. 


항공권을 변경하는 수수료가 너무 세면 원래 여행대로 할 마음이었다. 비엣젯항공을 이용했는데 예약 변경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지만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도통 최종으로 얼마를 결제해야 하는지 헷갈렸다. 또한 항공권을 구매할 때 언니와 내가 함께 결제를 하는 바람에 예약번호에 2명이 붙어있었다. 그중에 1명에 해당하는 나만 일정 변경을 요청하기 때문에 예약번호를 따로 받아야 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고객센터와 통화를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거의 3일 동안 틈틈이 전화를 했지만 결코 한 번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친구에게 '비엣젯 고객센터는 절대 전화 안 받아'라고 말하면서 무심코 건 전화가 연결이 됐다. 확인해보니 날짜를 이틀 앞으로 당긴대도 처음 구입한 항공권의 클래스와 동일해서 추가로 더 지불할 건 없고 변경 수수료만 내면 된다고 했다. 4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으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미처 내가 이틀간의 앞선 여행과 무엇을 맞바꿨는지 하나 둘 정리가 되었다.


항공편을 변경하는 수수료가 들었고, 

나중에 쓸 수 있는 휴가를 미리 쓰는 것이고, 

이미 비용을 지불한 인천공항 근처 숙소에는 가지 못할 것이며,

회사의 다른 동료의 눈치가 살짝 봐야 하고, 

여행기간이 느는 만큼 추가로 숙박비나 여행 경비가 든다.


어쩌면 짧거나 긴 기간 이틀. 이틀을 추가로 여행하려면 생각 외로 많은 변수들이 있었다. 어림으로 계산해봐도 더 일찍 여행을 시작함으로 해서 돈을 얼마나 더 쓰는 거야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그래도 별 수 있을까. 대부분 직장인의 휴가는 빡빡할 것 같다. 주어진 휴가를 사용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나는 어떻게 하면 공휴일과 붙여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미리 달력을 세어보는 편이다. 1년에 15일인 연차 휴가에서 올해 초 앓았던 B형독 감도 다가올 여름휴가도 그 15일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아파서 회사 못 온 건데 연차에서 깎이는 건 너무하잖아요...)


그래서 4만 원의 수수료나 이미 지불해서 돌려받을 수 없는 숙박료 등의 금액이 크지만 않다면...

여행할 수 있는 기회. 그게 이틀이든 삼일이든 가능하다면 누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떻게 보면 고작 이틀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기 전에 혼자 하는 여행의 기분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나에겐 하나 둘 재서 따지기보다 일단 간다고 선택하는 게 내 방식일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이틀 먼저 호찌민에 가게 되면서 호찌민 근교인 무이네에 갈 수 있었다. 무이네에 가는 사람들이 무조건 한다는 지프 투어도 했고, 마음에 쏙 드는 숙소에서 머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만족!


이 계기로 어떻게든 휴가를 짜내서 떠나려는 내 의지를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비행기값 비싼거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항공권 결제를 할 수 밖에 없는것도 이런 이유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고작 이틀인지, 이틀이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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