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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 재스민 Dec 15. 2023

만개한 서울의 봄?

<서울의 봄>이 계속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현상은 특이하다. 감독 자신도 이렇게까지 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는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영화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흥행 예측을 할 수가 없다. 감독이 자신하는 스토리 텔링, 호화 배역도 흥행을 보장해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영화적 완성도와 함께 관객 욕망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뚜껑을 열었을 때 비로소 관객의 욕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흥행 성공의 요인을 2,30대의 n차 관람이라고 보는 분석이 있다. 50대 이상 관객 비율은 오히려 생각보다 많지 않다. 흥행몰이가 계속 되면서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지 않았던 586세대도 관심을 갖는 눈치다.

2,30대가 이 영화를 보는 시각과 욕망, 그리고 그 시대를 직접 겪은 50대 이상이 보는 시각과 욕망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말로만 듣던 시기에 일어난 상황을 생생하게 경험하기, 그리고 어수선한 시기에 기회를 잡을 방법을 확실하게 손에 넣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밀어붙이는 전두광의 배짱과 상황을 읽는 안목에 2,30대는 끌렸을 것 같다. '전두광이 난 놈이야'라는 반응도 흔하게 나온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세대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순간으로 넘어가 잘못된 부분을 자꾸 복기하고 싶은 욕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몇 차례나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안타까움을 담은 표현이 영화를 본 관객의 입에서 많이 나온다.

되씹을수록 그 시대 전두광이 정권을 잡은 과정은 어이없지만 허술한 그 시대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강력한 독재군사정권 하에서 그들이 배운 게 그런 게 아니었겠나. (성공한 쿠데타는 세월이 지나면 정통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쓰고 정착한다.)

나는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서 영화적 상황을 자기 식대로 해석하고 이용하려는 전두광 식 욕망을 본다.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역사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가 우연하게도 몇 주 간격으로 모두 개봉하게 됐다.
<나폴레옹>은 이미 개봉했고,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도 곧 개봉한다.

이순신 영화도 <서울의 봄>의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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