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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a Jun 18. 2021

직장인이지만 공부하는 대학생입니다

내돈내공의 삶


 직장인에게 가장 설레는 요일은 단연코 금요일이다. 괜히 불금이라는 용어가 나온 게 아니다. 밤새워서 놀아도 다음 날이 토요일이고 그다음 날도 일요일이다. 따라서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진 공식적인 휴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같았으면 친구와 만나서 영화 한 편을 보거나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수다라도 떨 텐데 요즘은 다르다. 금요일 저녁 8시부터는 사이버대학교 인터넷 수업을 듣는다. 그렇게 금, 토, 일 3일에 거쳐서 수업을 듣는다. 그렇다.  황금 같은 휴일과 맞바꿔 무려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공부를 좋아하는 성향이냐고 물으면 그건 절대 아니다. 이 세상에는 공부보다 재밌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웹툰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리고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한 것도 아니다. 이미 대학을 한 번 졸업했기 때문에 나에게 대학 졸업장은 큰 의미가 없었다. 제발 대학 좀 가라고 누군가 등 떠민 것도 아닌데 자진해서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한 이유는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지 4년 정도 되었는데 변화가 빠른 업계 특성상 직무 순환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깝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늘 마음 한편에는 스스로 내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존재했고 스페셜리스트로서도 인정받기 위해 전문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 발전과 더불어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해소하고자 학업을 선택했다. 


 학업의 연장선으로 방통대, 학점은행제, 대학원 진학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사이버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5가지다. 첫째. 직장과 병행하면서 소화 가능한 수준이다. 둘째. 훌륭한 교수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셋째.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오프라인 캠퍼스를 운영하는 사이버대학교라면 대학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다섯 번째. 인적 네트워크 확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후보를 세 군데로 추려서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는 고려사이버대학교에 편입하게 되었는데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친절하게 응대해 준 점이 인상 깊었다. 전공은 직장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이 경영이라고 생각해서 경영학을 선택했다.    


 그렇게 시작된 내돈내공의 삶.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실제로 체감한 변화는 크게 4가지다.


 첫째.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돈 주고 F 학점을 살 수도 있다. 본업과 학업 간에 밸런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획이 중요했다. 그래서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실행했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간대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였기 때문에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주말에 약속이 생기더라도 그 주에 목표한 학업량을 채우는 것을 잊지 않고 시간을 조율했다. 이런 생활이 루틴화되면서 오히려 공부하지 않았던 때보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었다. 


 둘째. IT 산업, 미래 산업에 대한 이해가 빨라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같은 개념이 부족하다면 정보 습득 과정이 더딜 수밖에 없다.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는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데 이 부분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을 분명하게 알게 되면서 IT 산업, 미래 산업에 대한 기사를 접했을 때 내용에 대한 이해가 빨라졌고 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졌다.


 셋째.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졌다.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실무 능력이 부쩍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배운 이론들이 일에 매칭되면서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들이 많은데 특히 커뮤니케이션할 때 체감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담당자와 미팅할 때는 마케팅 용어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핵심 용어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으면 미팅 내용을 따라가기도 어려울뿐더러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하기도 어려운데 이 부분을 숙지하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좋은 의견을 이끌어내는 일도 가능하다. 실제로 다른 직무 담당자로부터 이해가 빨라서 대화하기 편하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넷째. 회사 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전공 수업을 통해 마케팅, 인사, 회계 등 다양한 직무에 대해 배울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각 직무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직무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도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유기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좁았던 시야가 확장됨을 느꼈다. 








 솔직히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 하루 종일 업무와 사람에 치이다 보면 공부가 손에 잡힐 리 없다. 쉬는 시간도 부족한데 그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라고 하면 누구나 싫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배움에 대한 갈망이 강한 사람에게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부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잃는 것보다 얻는 점이 훨씬 많으니까.


 지식을 습득하는 것, 즉 배움은 기초 체력을 다지는 일과 같아서 그 과정이 굉장히 지루하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다. 나도 시험 기간에는 '내가 왜 사서 고생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기초 체력이 높아질수록 운동 능력이 향상되고 몸이 건강해져서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배우면 배울수록 이해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고 그 지식을 활용할 기회도 많아져서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한다. 실제로 배우기 이전과 이후의 나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앞으로도 몸이 크게 아프지 않는 한 평생 배움을 실천해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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