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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Dec 02. 2017

관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더 미루지 말고 빨리 만나자




우리는 늘 관계의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상.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피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혼자 살더라도 내 안에 있는 다양한 자아들 때문에 힘들어 질게 뻔하다.


인간은 그렇게 나약한 존재기 때문에.



에픽하이의 9집 앨범 수록곡 <빈차>에서 타블로가 이런 가사를 읊는다.


“복잡한 인간관계. 그 자체가 역설. 관계만 있고 인간이 낄 틈 하나 없어.”





연말이되니 하나둘씩 약속이 잡힌다.


다들 사느라 바뻤을테지만

한해를 정리하며 되돌아보고나면

무엇을 위해 달려온건지 답을 알 수 없는 치열함을 반성하게되고, 결국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찾게된다.


감성적으론 우선순위에 있지만

이성적으론 사치가 되어버리는 우리의 관계.


결국 행복이란 감정은 ‘감성’이 지배하는데도 다들 ‘이성’에 치여 행복을 유보하고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했던 철없던 때가 있었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하고

주변을 의식하기도 하며

조금이라도 나를 꺼려하는 사람이 있으면 견딜 수 없어했던 시절이 있었다.


또 한때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방황의 날들도 있었다.

결국 인생은 혼자라고 생각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중요시하며

내 주관을 속박당하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어했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피곤했던 두 시절이지만

상반되는 두 그 시절이 있었기에 균형이 맞았던 것 같다.


그러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제법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내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었고

내 사람이 아니지만 그리워하면 그것도 내 사람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도 알게 되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받지 말자.

다 지나가리라.


그렇게 스스로 성숙하다 생각했는데,

서른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타인과의 관계는 어렵고 힘들다.






그러다가 며칠 전, 나의 심장을 쿵 내려앉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어떤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 순간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전혀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


관계하는 모든 이들을 너그럽게 만들어 준,

지금 이 순간을 너무 소중하게 만들어 주었던 아름다운 노래였다.


노래 가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오늘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 중에 주어진 ‘생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과는 ‘그 소중한 생명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이다.'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어머니와 좀 더 생명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노래라고 했다.


어머니도 하늘나라로 가시겠지만

나도 언젠가는 죽을 테지.


그러니 슬퍼만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하자 느꼈다고 했다.


지금 내가 숨 쉴 수 있는 이 순간 나와 관계하는 모든 이들과 ‘생명을 나누는 중이다’ 라고 생각하니 그들의 존재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지금껏 느낀 인간관계의 불편함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사소한 것처럼 여겨졌다.







얼마 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던 한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디어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그 배우는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했고, 며칠간 친구들 사이에서 사랑과 우정을 확인하는 메시지가 맴돌았다.


“우리 행복하게 살자”

“더 미루지 말고 빨리 만나자”

“사랑한다.”


가깝게 느껴졌던 누군가의 죽음.

나도 너무나 사랑했던 그 배우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삶의 우선순위를 생각했으리라.



결국 언제가 나는 죽는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죽는다.


그러니 우리 서로 사랑하자.

다투지 말고 귀한 생명의 순간을 나누자.


오늘 하루.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이 값지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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