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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선 Jan 04. 2022

세계 패션 홀린 K메타버스* 리더(1)

LVMH 케링그룹 리치몬트 등 럭셔리 기업 러브콜


“패션의 F도 모르는 제가 글로벌 명품 럭셔리 브랜드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야말로 초현실적인 일인 거죠.”


20년간 게임 전문가로 일해 온 구준회 알타바그룹 대표가 과거 론칭한 게임에서 아바타의 스킨에 입힐 버추얼(Virtual, 가상의)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던 것이 오늘의 시작이다. 10년 후 자신이 LVMH 등 글로벌 럭셔리 패션기업들과 만나 이렇게 미래를 논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수준의 버추얼 의류에 한 사람이 월 8만 3000원을 지불하고, 심지어 1000만 원을 과금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아직도 넷마블에는 이 게임 서비스가 존재한다). 


“브랜드 패션을 디지털화해 게임 안에서 론칭하면 대박이겠다 싶었어요. 공백기를 거쳐 이런 사업을 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을 쫓아다녔지요. 근처에도 못 가고 실패했어요. 당시엔 코로나도 메타버스(Metverse)란 단어도 없을 때죠. 하지만 10년간 한 우물을 판 결과가 지금 패션과 럭셔리를 ‘인투 더 메타버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모으고 있는 알타바입니다.”


발망의 가상 쇼룸 제작, 불가리 버추얼 전시 앱 기획, 팬디 버추얼 팝업과 메타버스 커머스 기획, 랑방의 히트 주역이자 얼마 전 타계한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의 뉴 브랜드 AZ팩토리(리치몬트 산하)의 E커머스 3D 뷰어, 갤러리 현대와 함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NFT(대체 불가 토큰) 작업, 이외에도 디오르 발렌시아가 프라다 마르니 톰브라운 벨루티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파페치 보그 W…. 파트너십 리스트에 쓰여 있는 47개 브랜드명들이 어마어마하다.


언뜻 이런 기업이라면 뉴욕 런던 혹은 베를린쯤에 있는 글로벌 테크 기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기업은 한국의 스타트업 알타바그룹이다. 요즘은 전 세계 어딜 가나 메타버스가 대세인지라 세계 각국 기업들과의 콘퍼런스 콜과 화상회의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구 대표를 만났다. 


-요즘 메타버스 붐에 바쁘시겠어요.

▲얼마 전 로마‧밀란‧파리‧런던 등 2주간의 유럽 출장에서 30여 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과 만났습니다. 근 20개월 만의 출장이었는데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있더군요. 명품 톱 브랜드들이 모두 메타버스와 NFT에 관심과 동시에 혼돈에 빠져 있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정립이 안된 그들에게 전체적인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보니 저희 일이 엄청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명품 브랜드들이 이커머스에 소극적이었고, 2019년까지도 파페치를 무시할 정도였으나 코로나가 터진 후 빠른 속도로 옴니채널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어떻게 심리스하게 연결하는지가 중요했는데, 그간 세 번째 메타버스 채널이 등장한 겁니다. 이제는 이 3개의 채널을 다 아우르는 익스피리언스가 돼야 진정한 옴니채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채널보다 메타버스 채널이 보다 더 중요해질 거라는 예측도 가능한 거죠.


-알타바는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가요?

▲쉽게 말해 저희는 이 3개의 채널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 주는 기업입니다. 브랜드들의 자산을 디지털화하거나 NFT와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시스템으로 관리해 옴니채널을 완성해 주는 거죠. 일례로 발망의 CD인 올리비에가 스케치를 보내주면 우리는 그것을 3D화하고 NFT로 판매할 수 있게 해 주고 NFT 판매한 것을 다양한 메타버스 게임월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알타바그룹은 3가지 라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알타바 자체 메타버스 서비스(B2C 플랫폼 ‘Altava’) △NFT 마켓 서비스(NFT화는 물론 NFT로 구매하면 상호 쓸 수 있게 데이터 연동 등 관리) △B2B 서비스(브랜드들이 원하는 니즈에 따라 다양)입니다. 


메타버스를 이루는 기술 요소는 3D 디지타이제이션(디지털화) 기술부터 아바타 제작, 버추얼 3D 스페이스 구현(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버추얼 월드에서 표현), 데이터 마이닝과 이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어낼러틱스 등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하나씩 서비스해 주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꽤 많이 생겼습니다. 저희는 이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버추얼 마켓의 성장 가능성이 얼마나 클까요?

▲게임 기준 전 세계 버추얼 마켓 사이즈를 지난 2020년 175조 원, 2022년에는 220조 원으로 추산합니다. 통상 가장 큰 넥스트 빅 마켓이 중국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버추얼 월드(Virtual World 가상세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단순 규모보다도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지요. 저희가 브랜드에 출입문을 열어주고 버추얼 커머스(V커머스)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뉴 비즈니스 모델(이하 BM)이 생기는 겁니다.


게임 시장만 해도 음악과 영화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합한 것보다 더 큽니다. 이제 메타버스까지 합하면 300조 시장을 바라봅니다. 이 마켓에서 핵심은 아바타와 스킨 패션이 담당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들도 아직 이 시장을 현금화하지 못합니다. 아직 아무도 없으니까 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기회인 거죠. 


버추얼 패션은 새로운 BM이면서 동시에 가장 에코 프렌들리하고 서스테이너블 한 BM입니다. 웨이스트가 없는 시장이니까요. 저희는 브랜드 파트너사의 최신 패션을 버추얼 아이템으로 판매할 뿐 아니라 실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와 연동해 유저를 이커머스로 연결해 주기도 합니다. E커머스와 V커머스가 공존하는 커머스 플랫폼이기도 한 거지요. 


아바타로 나를 표현하는 순간 스킨, 곧 버추얼 패션을 입어야 합니다. 이 안에서도 인간의 행동양식 패턴은 똑같습니다. 내 아바타를 가장 멋있게 뽐내고 싶은 거죠. 여기에 포텐셜이 있습니다. 다른 아바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월드도 필요하죠. 모든 브랜드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이 자신을 대표하고 상징했는데, 이제 버추얼 월드 안에서 어떻게 보여져야 할지 숙제가 생긴 겁니다. 


2030년 안에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디지털 트윈스가 생기고 이 디지털 트윈스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저희는 출발했습니다. 제1 타깃은 럭셔리 패션 아이템들의 디지털 트윈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자는 겁니다. 

아바타를 만드는 알타바의 기술은 사람과 똑같은 수준을 넘어설 뿐 아니라 죽은 마릴린 먼로를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버추얼 3D 스페이스 구현도 메타버스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 이제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버추얼 월드 내에서 어떻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줘야 할지 브랜드들의 숙제로 대두된다


여기서 대두되는 것은 D2C(Direct to Consumer)와 동시에 D2A(Direct to Avatar)가 가장 중요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그 어떤 상품도 젠지(Gen-Z, Z세대 고객)에게 있어 경험은 오프라인보다 버추얼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면에서 D2C를 넘어 D2A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임이 확실하죠.  


특히 명품 브랜드들의 공략 대상은 늘 '젊음'입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올드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젠지와 교감하면서 영하게 지속되는 것을 원합니다. 주요 데이터에 따르면 2030년이면 글로벌 이코노미의 27%를 젠지가 차지해 이들이 곧 1등 바잉파워로 등극할 예정입니다. 


젠지(남녀 50:50)의 87%가 글로벌리 일주일에 8시간 30분, 아시아는 12시간 이상 게임을 하고 그 안에서 놉니다. 결국 젠지들은 이커머스에서 옷 한 벌 사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버추얼 월드나 메타버스에서 버추얼 굿즈, NFT 굿즈를 사는 데 쓴다는 겁니다. 


3억 명이 넘는 게이머들이 메타버스 안에 이미 존재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죠. 브랜드 입장에서 젠지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 가장 빠르고 쉽고 저렴한 가격으로 그들과 연결되는 방법은? 메타버스가 정답입니다. 그 어떤 마케팅을 돌려도 이보다 효과가 좋기 어렵습니다. 


2030년까지 메타버스 내에서의 럭셔리 굿즈 시장이 65조로 추산되고, 이들의 D2A 브랜드가 3억 5000만 명의 게이머들을 바로 공략할 것이라는 데이터도 나와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최근 발렌시아가 CEO는 조직 안에 메타버스 비즈니스 유닛을 두겠다고 공표했지요. 명품 브랜드 구치는 자체 조직 안에 게이밍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둘 다 케링그룹이죠. 메타버스는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채널이기도 하므로 이 안에서 새로운 일들이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아래 인터뷰 2편이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esmin/16


패션비즈 게재 링크페이지

https://www.fashionbiz.co.kr/article/view.asp?idx=189127


*Tip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구준회 대표 프로필

미국 코넬대와 하버드대 디자인 대학원을 졸업 

Realtime Worlds Asia co founder, CEO

Nurien Soft(넷마블) founder, CEO

BlueArk founder, CEO

2018년 7월 알타바그룹(당시 회사명 패션인테크(FIT)) 설립

현재 알타바그룹 대표



사진촬영; 강신환 Phot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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