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굳게 믿는다는 '자기 확신'과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운다는 뜻을 가진 '아집'이란 단어를 나란히 적는다.
한 단어는 긍정적인 기분이 들게 하고, 다른 한 단어는 부정적인 글에 어울려 보인다. 자기 확신은 가지라 하고, 아집은 버리라고 책들에게서 배운 적도 있었다.
살아가면서 100% 이거다 싶게 확신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한 사람이 나에게 짜증을 던졌다. 자기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지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 툭 말을 던진다.
"듣고 있죠?"
한 사람과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실컷 대화를 해놓고, 맞은편에 앉아있던 나에게 듣고 있냐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심지어 반 정도를 가린 파티션 너머로.
듣긴 들었다. 그들은 소리를 내었고 나의 귀는 열려있으니 소리가 담기었겠지. 그렇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난 난처한 표정 을지 었고, 당황스러웠다.
상대의 물음이 이치에 맞나. 나의 멍청이 같은 대응은 뭘까. 오히려 가까이 존재하는 사람들의 언행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한 듯 물으니 내가 조금 더 신경 썼어야 했나 싶기도 했다. 이로써 난 확신과 한 발자국 멀어진다. 멍청이 같은 생각이었다.
고작 이 한마디에 생각은 참 많은 꼬리를 물었다. 결국 자기 확신과 아집까지 와버렸다. 이왕 온 거 짚고 넘어가 본다.
나의 아집은 무엇인가. 짜증을 던졌다고 여긴 것이 첫 번째 아집 일지 모르겠다. 상대에게 짜증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나는 나의 어떤 부분에 확신을 가질 것인가.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옳고 그름의 기준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부터 해야지.
자기 확신과 아집은 멀지 않은 듯하다. 나란히 적어본 두 단어. 미세한 생각과 행동의 차이로 어떤 단어와 어울리는 사람이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