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눈꽃 Dec 01. 2021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

프롤로그

나는 사실 책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를 더 좋아한다.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따로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다른 여러 장르 중에서도 왜 드라마가 가장 좋은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쉬워서 좋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드라마는 쉽다는 것이었다. 쉽다는 것은 접근성이 쉽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시에 몰입하기도 쉽다는 말이다. 드라마는 TV만 틀면 나오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콘텐츠이다. TV프로그램 중에는 예능이나 교양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확실히 난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

보다 보면 갑자기 끝나면서 예고편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벌써 끝났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인물의 표정과 감정을 눈으로 직접 보여주고 대사나 내레이션으로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배경음악과 각종 효과음까지 이용해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아 시청자가 몰입하기 쉽도록 만들어준다. 내가 책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 또한 활자로 읽는 것보다 영상물이 더 확 몰입하기 쉽기 때문인 것 같다. 집중이나 몰입을 빠르게 못하는 편이라서 책보다는 드라마같은 영상을 통해 접하는 '이야기'에 더 확 끌린다.


2. 너무 짧지 않아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와 비교했을 때, 드라마가 길어서 좋아한다. 영화는 2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몰입했다 빠져나온다. 내게는 너무 짧게 느껴지는 것. 그렇다고 대하드라마를 좋아하진 않는다. 긴 것도 많이 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길이는 딱 16부작 정도의 길이다. 몇 회차 차이가 없는데도 12부작은 짧게 느껴지고, 20부작이 되어가면 길게 느껴지는 게 신기한 일이다.

드라마는 전체의 스토리를 끌어나가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주 이야기 외에 다른 작은 이야기들을 넣는데, 그런 구성을 좋아하는 편이다. 여러 인물이 유기적으로 얽혀있고, 그 과정에서 점점 주요 갈등이 고조되는 그 과정을 보는 게 재미있다.


3. 현실에 없지만 동시에 있는 이야기다.

드라마 속의 이야기는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대부분 실생활에서 일어날법한 일들로 시작해 극적으로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많다. 가상의 공간이라고 해도 등장 인물이 나오기에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다.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을 몰입해서 보기 위해서는 그 가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촘촘히 짜야한다.

예를 들어, 진상 손님을 쫓아 내는 상황이 있었다면 사이다를 마신 듯한 쾌감을 주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실생활에서는 이렇게 대처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드라마 장면을 통해서 통쾌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반대로 한 인물이 치욕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거기에 몰입해 안타까워할 수도 있다. 드라마 장면을 보고 웃고, 우는 경험이 많기에 더 그렇다.


4.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연출, 스토리, 배우의 연기, OST까지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다. 나는 보고싶은 드라마를 고를 때도 다양한 이유로 골라서 보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고 하면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작가가 쓰는 작품이라서 보기도 하고, 순전히 스토리가 흥미로워서 보기도 한다. 음악을 듣다가 좋은 OST를 알게 되어 드라마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드라마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5. 재미있다.

사실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볼 이유는 충분하다. 김영하 작가가 알쓸신잡에 나왔을 때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어떤 장면에서 내가 이런 감정이 들었다면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잘 생각해보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고도 했다. 

드라마에서도 허구의 이야기지만, 인물의 상황과 감정 등을 눈으로 보고 대사를 귀로 들으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존재한다. 주인공이 악역을 처단하고 행복을 찾았을 때 함께 기뻐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우는 장면에서 함께 운다. 그 감정을 같이 경험하는 것이 바로 '재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생각보다 스펙타클한 일을 겪는 일이 많지 않다. 무료한 일상에서 격한 감정의 요동은 이렇게 드라마를 통해 대신할 수 있다. 나는 평소에 나의 일 때문에 우는 일은 많지 않을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평온한 편이지만, 이렇게 드라마를 통해 대신 감정의 동요를 많이 겪는 편이다. 책을 읽을 때도 그랬고, 토크쇼를 보면서 타인의 슬픔을 공유하기도 한다. 가장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다양한 사건들이 난무하는 드라마는 가장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가 많다. 좋아해서 많이 보다 보니 드라마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그렇다고 거창한 메시지나 평론을 하고 싶은 건 절대 아니다. 그냥 내가 느낀 것들을 가감없이 수다 떨 듯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에겐 너무 재미있는 드라마지만 누군가에게는 별로인 드라마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드라마든지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려고 하는 편이다. 앞으로 드라마를 보고 듣고 느낀 내 솔직한 이야기들은 나누려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