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파에 떠밀려 시루짝 같은 지하철에 간신히 돌아서 꽁무니를 들이 밀자, 문신으로 도배 된 굵직한 팔뚝 하나가 쑥 튀어나와 어깨를 떠밀더니... "
어허! 잠시만요!"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니 나보다 적어도 너덧살 많아 보이시는 형님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신 "미안합니다. 허허 정말 미안합니다. 오늘이 집사람 생일이라서요... 케잌이 찌그러지면 안되거든요...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허허실실 웃고 있었다.
안도와 호기심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무엇이 들었는지 모를 검정 비닐 봉투를 손목에 끼고선
곱게 싸맨 투썸 리본이 흐트러질세라 만지작 만지작 하는 모습이 눈깔 사탕 든 아이마냥 행복해 보이면서도 어딘지 짠했다.
설렁탕 사가지고 돌아가는 김첨지의 모습이 비쳐서인지, 사실은 그런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을 잊고 지낸 스스로가 더 짠한건지 모르겠지만, 이내 이마에 삐질거리는 땀을 닦으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번외
"챗 GPT야 위 글에 어울리는 삽화 그려줘"
"동양인으로 그려줘"
"문신이 안 보이자나!!"
"너무 스타일리시해 좀 더 남루했으면 좋겠어"
"노출이 너무 심해"
"티셔츠에 본인 얼굴은 지워줬으면 좋겠어"
"너무 근육질이야... 그리고 정면 보는건 너무 부담스러워"
"하아.... 포기다 내가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