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는 유권자 51.6%의 지지를 받아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국민들(박정희 지지자들)의 향수도 한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할 때마다 부동의 1위로 나타나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가 고스란히 그 딸인 박근혜에게 이입된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의 역할은 박정희 지지자들에게 있어 그들과 박정희를 이어주는 영매(靈媒)다.
평소에도 마치 남의 말을 하는 것 같은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세간에 오르내렸던 박근혜다. 그런데 소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그간 그녀가 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던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보면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역대 최저로 나타나고 있다.
5%가 되었든 10%가 되었든 콘크리트 지지층은 존재한다. 그런데 박근혜의 경우 지지자의 상당수가 오로지 그녀를 지지했다기 보다 박정희에 대한 짙은 향수를 가졌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있는 것이 지지도이지만 박근혜는 박정희를 접신하는 수단으로서 지지를 받은 것이라 영매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면 국민들이 그녀를 지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다수의 국민들은 퇴진을 야당은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 자신은 물러날 생각도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아직 임기가 15개월여 남은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돌파하고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박정희의 그림자가 벗겨진 민낯의 박근혜를 국민들은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아무리 용을 쓰더라도 박근혜가 회복 불가능한 이유다.
2016.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