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건대입구 근처 커먼그라운드의 3층, 인덱스. 서울에서 가장 넓은 서점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손에 꼽히게 높은 층고를 가진 서점이라고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커먼그라운드의 가장 높은 층이기 때문에 시원하게 높인 층고를 가지고 공간을 재미있게 나누어 놓았다. 마치 책으로 만들어진 정글짐 안에 들어온 느낌이다.
인덱스는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진입부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매대와 서가가 있는 서점 공간, 창문과 붙어 있어 때때로 북토크가 열리곤 하는 낮은 휴식 공간, 그리고 가장 높은 위치에서 서점과 카페를 조망하는 좌석들까지. 사람들은 여러 레벨의 공간을 계단을 통해 오르락내리락하며 원하는 위치에서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커다란 공간을 흰색으로 최대한 넓게 보이도록 만드는 한편, 따뜻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낼 수 있도록 마룻바닥을 깔고 합판을 노출하여 매대와 서재들을 만들었다. 가장 많은 책을 적재해야 하는 서가는 따뜻한 색을 지닌 웜화이트의 철제 선반을 높이 올렸다. 사람에게 가장 친숙하고 따뜻하게 느끼는 마감재와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철제 가구와 기둥들은 서로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한 공간으로 어우러진다.
한창 독립서점이 유행처럼 생기던 시기가 있었다. 비슷한 내용처럼 느껴지던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서적들보다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에 나는 독립서점을 여러 군데 기웃거렸다. 특히 여행을 갈 때, 그 지역의 작은 서점을 방문해서 책을 한 권 사 오면 그 책은 여행의 기억과 얽혀 여행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되어주었다.
이후 독립서점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았다. 대형 서점들도 문을 닫는 곳들이 생겼다. 책 읽는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신문 기사가 결국엔 눈에 보이는 곳에서 시각화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여전히 나는 좋아하는 서점이 오래도록 그 자리에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전자책과 유튜브와 그 외 많은 콘텐츠들과 싸워내야 하는 그들의 어려움을 쉬이 짐작할 수 있으면서도 말이다. 벌써 7년째 묵묵히 지켜주는 인덱스에게는 조금 감사한 마음이 있다.
오래 외장하드에 담겨있던 인덱스의 오래 전 사진입니다. 2019년도의 사진이네요.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