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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씨 Feb 29. 2024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

sosohan : 삶을 정리하는 힘 1.




심란했던 어느 날은.

삶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날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놓지 못하고 잡고 있는 것들에,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일들에, 확신이 들지 않는 인생의 선택들에,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런 일들에 뿌옇게 의문이 일었던 날이었는지 모른다.

한번에 확실한 형태로 잡히지 않아 오래 기다려여 하거나 멀리 보거나 크게 보는 것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빠른 시간 내에 명확히 정리하여 끝을 내버리기에는 엄청난 결단과(거기에 가끔은 능력과) 용기가 필요한 일 일 테니,

대신 물건을 정리하는 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생활하는 공간의 모습이 꼭 비슷한 맥락의 분위기와 모습을 갖고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겠으나.

나에 한해서는, 나를 둘러싼 공간이 내가 안고 가는 선택들과 살아가는 방법, 태도등과도 비슷하다고 느낀 날이다.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 꽤 오랫동안 시도하는 편이었고(하고 싶은 게 많은 편이다.),

어느 것에는 집착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포기하고 정리하는 일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래저래 이유를 만들어 안고 지고 가는 것이 많은 것이다.

마치 나의 물건들처럼.




심란했던 그날은.

집안에 있는 물건들이 오랫동안 취향과 정체성을 확실하고 명확하게 해 주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해선 필요 없는 부분들을 잘 정리하지 못하며 살고 있었음을 눈으로 보게 된 날이다.

좋아하고 더 좋아하여 사랑하게 되어버려 진정 나다운 것으로 채우고,

정리해 나갈 것과 포기할 것들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하여 결심이 선 후에는

탁탁 잘 털어 정리해 버리는 일들을 동시에 잘해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여전히 미니멀리즘과 맥시멀리즘이라는 단어들이 삶의 한 형태를 규정하게 된 단어일 뿐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다만 그것이 어느 쪽으로 흐르게 되든 혹은 그 사이 어디서든 나다운 삶의 형태를 만들어가면 한다.


아무래도 요즘 삶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걸, 물건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날이다.


모모씨 그리고 씀.



#미니멀리즘 #맥시멀리즘 #정리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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