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작 Mar 24. 2022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다 02.

딩크족을 위한 무례한 발언들.


우리 부부는 정말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나름 쫄보(?) 기질이 있어,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낳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컸었다.


사실 결혼 후, 차일피일 미루다,

3년 차 되던 해에 확실하게 결정을 짓게 되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나는 직업 특성상 

서로의 결혼 여부, 아이의 존재 여부 등을

잘 묻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혼을 늦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미혼이겠거니...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그 외에 사람들을 만나면,

"양가 부모님들은? 남편은 허락했어?"


글쎄... 우리가 결정해서 하는 일에...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한 일일까?

감사하게도, 시부모님은 아직까지 

아이 언제 낳을 거냐라는 말씀 한번 없으셨다.


"그럼 결혼은 왜 했어?"

이 소리 은근 많이 듣는다 ㅋㅋㅋㅋㅋ

꼭 아이를 낳기 위해서 결혼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가 없으면 부부 사이도 멀어져."


네??????

아니 아이가 없어서 부부 사이가 멀어질 관계라면,

그거야말로 아이를 낳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은 젊어서 괜찮지만, 

나이 들면 후회해. 자식 없으면 외로워"


아직 나이가 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후회는 없고, 자식은 나중에 있어도 부모는 외롭지 않나요...


거기다 당사자들보다 

주변 사람들의 온갖 추측성 발언들이 더 가관이다.

우리 엄마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엄마를 더욱 신경 쓰이게 하는 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안 생겨서 그냥 안 낳겠다고 하는 거 아냐?"

"혹시 무슨 문제 있어서 그런 거 아냐?"


대체, 왜 당사자들보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의 관심이 더 많은지...^^

사실 노력도 해보지 않아 진짜 안 생기는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으나


온갖 추측성 발언들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발언들이다.


물론, 어른들이 그동안 겪었던 

지혜와 경험들을 무시할 순 없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들이 '정답'은 아니다.


정말 나이 들어서 후회할 수도 있고,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성인인 우리가 선택한 일이니 

마땅히 책임지면 될 일.


혹여나 주변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지인이 있다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다 0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