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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작 Sep 21. 2022

배 타고, 제주 가기

대부분  제주를 비행기 타고 가지만,

한 달간의 긴 여행에서는 자차를 가지고, 배를 많이 탄다.

물론, 사람은 비행기로, 차는 탁송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직접 차를 몰고, 여수에서 제주로 이동하기로 했다.


사실 조금 오래전, 고등학교 때 인천에서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간 경험이 있다.

그때는 아주 넓은 방에 3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말뚝박기를 하며, 

밤새 놀았던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이코노미석을

우리 반이 통째로 썼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여수엑스포항에서 새벽 1시 20분 출발이라, 

대전에서 친척 결혼식 참석 후 이동 예정이었다.

넉넉한 시간 덕분에 결혼식 후 순천에 들러 지인과 커피 한잔 마시고,

늦은 밤이 돼서야 여수로 이동했다.


덕분에 잠깐이었지만, 여수낭만포차 거리도 둘러보고,

암흑이었던 여수 밤바다도 구경했다.


당시 우리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고,(물론 지금도 공식적으론 비확진자이다.)

불안한 마음에 세면대까지만 포함되어 있는 1등 침실을 예약했다.


1등 침실은 TV, 작은 세면대, 냉장고

2층 침대, 그리고 작은 소파가 있었다.


2층 침대에 살짝 당황했지만, 하룻밤 지내는 데에는 문제 되지 않았다.

큰 배를 살짝 둘러본 후, 새벽부터 움직여 피곤했는지

우리 둘은 한 침대에서 둘이 끼여서 잠을 잤다.

누구 하나 2층으로 올라갈 여력도 없었던 것 같다.


5시간 후, 제주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깊은 잠을 깨웠다. 


그렇게 비몽사몽으로 맞이한 제주에서의 1일 차.

사실 설렘보다는 피곤함으로 인해 

빨리 숙소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던 것 같다.


망망대해의 떠있는 배도 좋지만, 

탁 트인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만큼

설렘을 주진 못하는 것 같다.


그래, 우리는 여행이 아니라, 제주살이를 하러 온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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