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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작 Apr 26. 2024

한달 살이인가? 한달 여행인가?

제주살이를 준비하면서 혼란스러웠던 건,

우리는 제주에서의 한달살이를 하는 것일까? 

아님 한달 여행을 하는 것일까? 였다.


제주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들을 쭉 나열해보니,

그동안 짧게 다녀온 제주여행에서 해보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라산 등반, 비양도 백패킹, 스노쿨링 등등.. 


그저, 조금 여유로운 제주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지역에서 살아보려면 

적어도 1년은 살아봐야 하는 것 같다.

한달살이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적 여유였다.


변화무쌍한 제주날씨 덕분에

(제주의 날씨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할 예정)

당일 오전 날씨에 따라 행선지를 바꾸는 일이 다반사였다.


비오는 날에는 소품샵, 박물관 등 실내 위주로 둘러보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닷가에서 물놀이, 

장날에 맞춰 근처 오일장 구경,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백패킹도 했다.


특히 숙소 근처에 서귀포오일장이 멀지 않아,

정말 자주 갔던 것 같다. 생선과 과일 등이 정말 저렴하다!!


엄청난 저질체력인 나는 특히 지구력이 아주 떨어지는 편이라

한라산 등반하는 날엔 결국 발목 인대 부상으로 

내려 올 때는 산업용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왔다^^


비양도에서의 백패킹 덕분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백패킹 장비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제주에서의 잊지못할 캠크닉으로 

종종 주말에 캠크닉 가자고 다짐했으나

아직 한번도 가지 못했다. (역시 주말은 너무 짧다)


지나가는 길에 발길을 멈추게했던 메밀 꽃밭, 

청보리밭 대신 보았던 황금보리밭의 가파도,

6월에만 볼 수 있던 제주의 수국,

한달살이가 아니면 도전하지 않았을 돌고래 스팟 방문

(몇 년전 돈주고 돌고래 투어도 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아니었으면, 겪어보지 못했을 경험들이다.

제주에서는 굉장히 바쁘게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여유로운 제주생활이란 걸 새삼 느꼈다.


'한달살이'든, '한달여행'이든

중요한 건 돈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과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행복은 한방의 큰 이벤트가 아닌

작고 소소한 일들이 쌓여 오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렇게 작고 소소한 추억의 기억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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