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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Sep 29. 2024

<소박한 정원>

2024 낫저스트북클럽 10월의 책

한 줌의 가을을 만끽하는 법


추석이 지나서도 내내 더웠던 올해는 가을이 짧아지다못해 건너뛰는 느낌마저 들어요. 작년에도 가을을 귀하게 맞이했는데 하룻밤새 갑자기 추워져서 가을에 예쁘기로 유명한 서울숲길의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필 새도 없이 초록잎을 우수수 떨어뜨려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더랬죠. 곧 한파가 몰아닥칠 테고, 서울숲의 벤치나 카페의 야외 좌석에 앉아서, 혹은 좋아하는 서점에서 창문 활짝 열어두고 자연을 느끼며 책 읽을 시간은 정말 한 줌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예전처럼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를 즐기긴 어려워졌지만, 그래서 자연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해가 귀한 영국에서는 여름이 일주일이라고 농반 진반으로 이야기하곤 하는데요, 한 주 동안 지속되는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과 내리쬐는 태양을 만끽하러 온 동네 사람들이 곳곳의 크고 작은 잔디밭이 드러누워 있곤 해요. 시원한 잔디밭에 맨살을 대고 누워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좋아하는 책을 펼쳐 들고 소다수를 홀짝이고 있노라면 영국 사람들이 왜 짧은 여름을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만끽하려는지 알 수 있었죠.


맑게 갠 화창한 날만 꼭 좋은 날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계절이 주는 소중함, 은근하고 고요하게 건네는 자연의 인사를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달의 북클럽 선정 도서를 추천합니다. 정원사인 저자가 정원을 돌보고 자연을 관찰하며 적은 에세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에 좋고, 커리어를 바꾸기에는 어렵다고 여겨지는 나이와 상황에서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간 선배 직업인의 이야기를 듣는 입장으로 읽어봐도 좋은 책입니다. 자기만의 길을 찾고 있는 친구에게 용기 한 스푼 더하고 싶을 때 선물하기에도 좋아요.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4년 10월의 책, 오경아의 <소박한 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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