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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Oct 17. 2022

<사랑의 역사>

2022 낫저스트북클럽 11월의 책

문득 소설이 읽고 싶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고 하늘이 높아지면 따뜻한 방 안에 콕 박혀서 온 몸과 마음으로 몰입해 들어가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 시월은 그런 때였고, 저에게 다가온 이 소설은 저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제 당신의 깊은 곳에 자욱을 남기려 합니다.


책은 세 명의 화자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평생 사랑을 기다리다 늙어버린 할아버지 레오, 돌아가신 아빠의 흔적을 찾아 도시를 누비는 소녀 앨마, 그리고 앨마의 남동생 버드. 독자는 세 사람이 들려주는 각자의 사정을 듣고, 잃어버린 사랑과 잊힌 시간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갑니다.


<사랑의 역사>는 스토리의 몰입도가 뛰어가고 유려한 문장력에 적합한 번역이 더해져 읽는 즐거움이 큰 소설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저는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외치고 싶었어요. “동네 사람들! 여기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 있어요! 진짜 진짜 재밌는 책이 있어요! 어서 읽어보세요!”


책 읽기 좋은 계절, 좋아하는 공간에 앉아 온 몸과 마음으로 몰입해 읽을 책 한 권. 소박하고 단단한 행복의 길에 <사랑의 역사>도 함께 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그는 진실을 견디며 사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법. 그것은 코끼리와 함께 사는 것과 같았다. 그의 방은 비좁아서 아침마다 욕실에 가려면 진실 주위를 비집고 돌아가야 했다. 속옷을 한 벌 꺼내러 옷장에 가려면 진실 아래로 기어가면서 그것이 바로 그 순간 얼굴 위에 주저앉지 않기를 기도해야 했다. 밤에 눈을 감으면 진실이 그의 위로 덮칠 듯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2년 11월의 책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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