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시사웹툰17
역 환율 전쟁과 달러 제국주의 그림자
지금부터 245년 전 애덤 스미스는 경제를 작동하는 원리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지난 40년간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해 동서 냉전 체제도 무너지고, 오로지 경제 논리 아래 선진국과 후진국이 잘 짜인 협력 틀 속에 동반 성장을 하는 듯했다. 이 시기 세계 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은 협력과 공존의 신뢰로 보였다. 이러한 믿음에 세계 각국은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와 금융 인프라 구축을 의심 없이 인정했고 추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을 맛본 미국은 정교한 공존의 신념에 근거한 세계 질서를 너무나 쉽게 저버리고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는 국가 이기주의를 선택했다. 현재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미국의 이익으로 변질했다.
11월 14일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의 보고서는 최근 벌어지는 국제 금융 시장의 동요를 역 환율 전쟁(reverse currency war)이라고 표현했다. 필자가 보기에 그 내용은 달러 제국주의에 투쟁하는 세계 경제의 처절한 모습이다. 통상의 환율 전쟁은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을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달러 가치가 짧은 기간 크게 상승하며 반대편 세계 각국 통화 환율이 급락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각국 외환 당국은 달러를 내다 팔아 자국 통화 가치를 보호하는 역 환율 시장 개입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이 러시아 전쟁과 겹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면 선진 금융 기술자들은 더욱 동태적으로 이익을 차지할 기회를 얻는다. 미국에는 달러 강세가 막대한 국가 부채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있고 이러한 달러의 위세를 세계 각국이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어 미국의 지도력은 더욱 강해지는 부수 효과도 있다.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부담은 대부분 미국 외부로 밀어낼 수 있다. 여러모로 2022년 달러 강세는 달러가 첨병인 신제국주의를 모두가 인식하는 시기임이 틀림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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