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은 십육, 이구 십팔!
큰 아이를 학교에서 픽업해오며 나눈 오후 3시 이야기
(큰 아이/ 득의 양양한 목소리로) 엄마, 오늘 3분동안 50문제 곱하기 푸는 거였는데, 나 혼자만 다 풀었어.
(나/ 무척이나 놀랐다는 듯이 연극하며) 정말, 정말?
(큰 아이/ 여전히 들떠서) 어. 애들은 100곱하기 10이나오면 백개 동그라미를 다 그려. 큭큭큭
케빈은 왓더(What the…) 왓더 헥(What the heck!) 하면서 화내고,
제임스는 한숨쉬면서 왓더 왓더만 하고, 알리사는 동그라미 그리다가 울구…
(나/ 내가 들어도 가증스런 목소리로 더욱 과장되게) 너는?
(큰 아이/ 순진함의 극치를 달리는 톤) 나는 구구단 다 외우잖아... 껌이야 그정도는!
나는 안다.
오늘 나왔을 50개의 곱셈 문제가 한국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라면 3분이 채 안되서 다 끝낼 수 있는 쉬워 미쳐버릴 문제라는 것을...
나는 안다.
큰아들이 잠시 다녔던 청담동 초등학교 반 아이들 중에 3분동안 50문제의 곱셈을 못 푸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이곳 3학년 아이들은 곱셈의 개념은 알아도 구구단을 달달 외워 문제를 푸는데 목숨걸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오늘 곱셈 50문제를 3분안에 다풀어낸 나의 큰아이와 동그라미만 그리다 울어버린 미국 아이들 모두
계산을 못하는 이유로 앞으로 살아가는데 지장이 있을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