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어?’가 아닌 ‘그랬구나’
윤소정 님의 저서 ‘컨티뉴어스’는 ‘오래오래 일을 좋아하면서 나를 키우는 방법’이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직접 겪은 일화들을 통해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방법과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중 같이 일하는 사람들 개개인이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서로 너무 달라 한 마음으로 뭉쳐서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던 일에 대한 사례를 곁들이며 ‘구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내용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넌 왜 그래?’ 하며 단점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그랬구나’ 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 잘하는 것, 각자의 장점을 다독이는 것이 오래도록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책을 읽을 때도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어서 문구를 메모해 뒀었는데, 오늘 아침 이 ‘구나’의 마음가짐이 꼭 타인에게만 적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나 스스로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6시간 수면 시간을 유지하며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 어제저녁 9시 반에 잠자리에 들면서 새벽 3시 반에 기상 알람을 맞춰놨음에도, 계속해왔던 터라 습관이 돼있음에도 오늘 일어나지 못했다. 다섯 시 반에야 눈에 떠졌고, 그 후 20분이나 더 자다 깨다 하며 뒤척인 뒤에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일어나면서 시계를 확인하고 든 첫 번째 생각은 ‘아, 정말 나는 왜 이럴까. 계획했으면, 마음먹었으면 알람이 울렸을 때 일어나야지 왜 알람을 끄고 다시 잤을까.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칭과 명상 루틴을 이어가고 있을 때 앞서 소개한 ’왜‘와 ’ 구나‘의 이야기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나에게 ‘너 왜 그래 정말?’ 하고 다그치고 있었고, 그것은 내가 이어나가고자 하는 미라클 모닝 생활과 루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최악의 생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는 생각을 바꿔 잠재의식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랬구나. 어제 정말 많은 것들을 하느라 피곤했구나. 6시간 수면으로는 부족했구나. 몸이 좀 더 휴식이 필요해서 날 더 재운거구나.’라고. 이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이자 정말 신기하게도 늦게 일어났다는 생각에 짜증과 조급함에 시달렸던 내 마음이 안정을 되찾았고, 찌푸려졌던 미간이 펴졌으며, ‘오늘 해야 할 것들을 다 할 수 있을까’ 했던 의심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의욕이 샘솟아서 들어찼다.
오래도록 다른 사람과 같이 힘을 합쳐 일을 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장점을 북돋아줘야 한다는 이야기에 너무 공감이 되었는데, 이 말이 나 자신에게도 적용된다는 경험을 한 특별한 순간이었다.
우리들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평생을 함께하는데, 타인보다 우리 자신에게 유독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만의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에게도 장단점이 있음을 인정해 주고 다독이면서 장점을 살려 나아갈 때 ’나‘와 함께 ‘나’로 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에 대한 스트레스와 짜증이 밀려올 때 되뇌어 보자.
그랬구나.
그랬구나.
그랬구나.
어지러웠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돈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