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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Jul 14. 2023

모른다고 인정해야 하는 이유

요가로운 철학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인의 부족함을 보여주기 어려울 겁니다. 특히 내가 모르는 걸 인정하기 너무 어렵죠.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에게 더 잘 보이려는 내가 되는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부족해요. 그렇지만 <차이와 반복>이라는 책에서 말했던 것처럼 매일의 나는 또 다른 새로운 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면 다음 날에는 진짜 아는 내가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하죠.



한자 사람 인은 서로 기대어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함께 살고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실제로 서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관계가 필요한데요. 사람들은 서로의 보완재가 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결국,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만들어져요.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인지하는 능력으로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죠. 이를 알게 되면 지금 내가 부족한 걸 깨닫는 상황이 됩니다. 



이를 통해 나의 학습에 도움이 되고,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죠. 게다가 자기 규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나의 사고과정을 이해하게 되면 감정에 따른 나의 행동 조절을 탁월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인정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학습하는 태도를 지니면 자연스레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구체적으로 대화 도중 "나, 알아!"라는 말은 마음의 셔터를 내리는 말입니다. 알지 못하는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함께 이를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며 상호작용하는 질문을 하게 만듭니다. 즉, '몰라. 알려줘.'라는 말은 사고를 지속하게 하는 말입니다. 


나아가 지적 호기심의 충족과 지적 감정이 충만해지며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욕구 또한 발현되죠. 독서 모임의 예를 들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책을 읽고 와도 사람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 경험에 따라 느끼는 바가 모두 다릅니다. 




<어른이라는 혼란>의 책에서는 메타인지를 초인지*라고 합니다. 아는 것에 대한 앎이기에 자기 직시가 가능하다는 거죠. 자기 성찰을 하고, 내면 지능이 있다는 겁니다.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메타인지를 잘하는 게 아닙니다. 이성을 초월해서 정신적으로 내재화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인 거죠.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가장 먼저 나에 대해 인지해야 합니다. 행동하게 만드는 고차원의 정신 과정이 메타인지입니다.

(*초인지란?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ㆍ발견ㆍ통제하는 정신 작용)


올해부터 많은 책을 읽었지만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사실 작년에는 정말 책을 읽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었죠. 그래서 정말 제 스스로도 건방져 보이기도 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않았던 걸 깨닫기도 했습니다.


최근 저는 마음공부를 하다가 철학을 공부하다가 다시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또 종교학을 공부하는 이 과정이 참 생소하고도 신기합니다. 이 과정에서 끈기 있게 정진하라는 말 밖에는 제 스스로에게 할 수 없고요. 어른이라는 혼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갈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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