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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 황 Dec 01. 2022

리처드 용재 오닐의 따뜻한 포옹

세상의 모든 리뷰


2022. 11. 26. 푸르지오 아트홀, 씨엘로스 클럽 살롱음악회


용재오닐의 비올라를 라이브로 처음 들었던  아마 오래전 디토 공연에서였던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만난 그의 비올라는 한층 깊어졌으며   또한 엄청 넓어진것 같았다. 당차고 힘찼던 청년의 소리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며 나이들어가는 어른의 느낌이랄까. 이번 공연의 비올라 연주는 사려깊고 따뜻한 포옹처럼 더욱 포근하고 실키하며 우아했다.

과시하기보단 토닥이며 상대의 경청을 이끌어내고, 감미롭고 침착하게 이야기해주는 좋은 동행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의 주된 레파토리가 늦가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슈베르트여서 더욱 그랬을수도 있겠다만.


첼로로 연주하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좋아라 하는데, 그동안 들었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중 제일 따뜻하고 기분좋은 연주였고, 슈베르트의 밤과꿈은 너무도 섬세하고 고요한 꿈같아서 연주가 끝난 후에도 청중들이 그 고요 속에 끼어들기 힘들어 박수 없이 다음 연주로 지나가기도 했다.


그간 많은이들의 후원으로 건강히 성장한 촉망받는 비올리스트 박명훈도 스타플레이어가 될 자질이 엿보였고, 무엇보다 이렇게 후원으로 멋진 아티스트를 키워내는 시스템들과 후원자들의 손길이 더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앵콜곡으로 연주한 용재오닐의 섬집아기. 그가 연주한 섬집아기를 꽤 들었는데, 뭔가 따스한 손길들이 모인 클럽의 살롱음악회라 그의 감사한 마음이 더 실렸던 것인지, 이전보다 더 아련하고 따스해 눈물이 났다.

해질녘 텅빈 집에 혼자 잠든 아이를 토닥여주는 바람의 손길 같아서, 더욱 잔잔히 움직이려는 파도의 몸짓 같아서, 잠든 아이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온기를 나눠주는 누렁이의 마음이 담긴 체온 같아서...

조금 덜 외로워해도 될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

2022년 11월 26일 푸르지오 아트홀

씨엘로스 클럽 살롱음악회

비올리스트 : 리처드 용재 오닐

피아니스트: 전지훈

게스트: 비올리스트 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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