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여있던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묶여있던 매듭을 풀고 나오면 나는 당당하게 독립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느새 나는 묶여있는 데 익숙해진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어딘가에 묶여있을 때만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던 걸까
끊임없이 나를 묶어줄, 의존할 누군가를 찾는 것 같다. 마땅히 그럴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땐 반려견에게 의존하면서.
인간은 원래 혼자 살 수 없지. 생각한다.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고 먹고 마시는 생존을 위한 행위들도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의존은 인간의 생존에 전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독립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어딘가에 의존하는 나와 마주하는 게 어렵다. 그건 아마 인간이 가진 취약성 때문이 아니라 배타적으로 나만 의존할 대상을 찾고 있는 내가 한심스럽게 느껴져서일 거다.
한없이 자유롭고 싶으면서도 그 자유의 끝에 고립과 외로움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곳에 가 닿기는 두렵다.
배타적으로 의존할 단 한 존재가 아니라 때때로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의지하며 때때로 독립적으로, 그야말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