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가족여행으로 20개월쯤 되었던 콩과 함께 방콕에 다녀올 무렵, 여행을 준비하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방콕 아이콘 시암 키즈카페 후기를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느낀 것으로는 와... 여행가서까지 아이들이랑 키즈카페에서 놀아 주다니 어쩜 저 부모들은 저렇게 헌신적일까? 나같으면 대충 데리고 다니면서 나 하고싶은거 다 할 것 같은데.. 라고 철없는 생각을 했었다.
아주 상애기일 때부터 엄청난 목청과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얘가 좀 안 순한 애긴가?' 싶은 의구심을 가지긴 했었지만 어디 돌아다닐 때 떼를 부리지도, 여행 가서 특별히 투정을 부려 곤란하게 한 적도 없기에 엄마아빠 닮아서 여행이 체질인가 봐~ 하고 생각했던 것은 잠시.
콩이 두 돌이 넘어가면서 재접근기인지 뭔지 그런 말들은 잘 모르겠지만 모 카페에서 댓글을 보다 공감한 것으로는 '두 돌이 되더니 애가 악귀에 들린 줄 알았어요 ㅠㅠ' 라는 코멘트였다. 세상에! 콩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엄청나게 상승한 기동력을 기반으로 사고를 치고 다니는 한편, 겁은 많아서 자기가 치는 사고를 부모가 따라다녀 주길 바라는 마음 + 그러나 자기를 방해하지는 않길 바라는 마음이 합쳐 요상하고 작은 괴물이 탄생했다 !
결론은 콩아 엄마 힘들어 이게 아니고 그래서 이번 여행은 호텔에서 애가 재밌게 놀 수 있어야 1명이 콩을 마크하는 동안 1명이라도 원하는 걸 하며 놀 수 있다는 사실. 시원한 데서 아이랑 맘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힘을 충전해서 셋이 또 나가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멜리아 치앙마이의 키즈풀과 키즈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멜리아 치앙마이에는 작은 키즈풀과 큰 키즈돔이 있다.
키즈풀은 사진상의 공간이 전부로 수영장 구석구석이 살짝 지저분한가? 싶은 느낌은 있지만 아이는 미끄럼틀만 태워주면 행복하므로 그 정도는 흐린눈할 수 있는 정도고, 키즈돔은 호텔 투숙객에게는 무료, 외부인에게는 시간당 금액으로 제공되는데 무료로 쓰기 미안할 정도로 오래 놀았다.
블럭장난감이나 책, 유아용 미끄럼틀, 볼풀, 온갖 역할놀이용 장난감들이 있어 충분히 시간을 보내기 좋고 심지어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도 있다(낮잠방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던 게 에러) 하루는 여기서 아이랑 아빠가 노는 동안 나는 네일과 페디를 받고 왔고, 하루는 내가 아이랑 있는 동안 아빠 혼자 시장 구경과 카페탐방을 하고 올 수 있었던 소중한 장소.
어쩐지 다음 여행에서도 놀이터가 있는 동네나 키즈카페를 겸비한 호텔을 찾아다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삼일차 일정으로 돌아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