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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타토리 Jan 17. 2022

데뷔, 네이미스트 르네임소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에 손가락 힘이라도 보태자

인스타그램 ID를 새로 만들었다. @rename_sauce. 한글 발음은 ‘르네임소스’이다.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자. 어떤 단어와 비슷하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르네상스’다. 르네상스의 근본정신은 인문주의(Humanism, 휴머니즘)이다.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되찾자는 문화 운동이다. 우리 시대에도 르네상스가 다시 일어날까? 브랜딩에서 그 조짐이 보인다.    

  

과거 소비자는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소비자에게 돈을 뜯어낼 궁리만 하는 기업은 오히려 돈을 벌지 못한다. 르네상스 시대처럼 이제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이 우선이다. 세상에 ‘나’라는 인간이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 그렇지만 '나'는 혼자만 잘 살려고 하지 않는다. 사회적 동물로서 함께 잘 살고자 한다. ‘나’를 인간으로 존중해주는 만큼 상대도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그 ‘상대’는 실제 사람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로 제품/서비스를 파는 기업도 포함한다.      


브랜드가 인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예 브랜드를 인간처럼 대하기도 한다. 소비자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자신의 신념과 어울리는 브랜드를 ‘사랑’한다. 그리고 브랜드가 그들의 ‘친구’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현대의 기업은 브랜드와 브랜딩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한다. 많은 전문가가 브랜딩을 강조하며 인간의 특징을 비즈니스와 연결한다. 「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될 정도이다.      


움직이는 캐릭터가 있거나 SNS에 친근한 말투를 사용한다고 브랜드가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인 브랜드는 가치를 전달하여 개인, 사회 나아가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 단군왕검의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 정신과 비슷하다. 그러한 브랜드 덕분에 우리는 마음속 자신감과 꿈을 일깨운다. 그들과 함께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지키며, 오염에 시달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혼자서 이룰 수 없다. 함께 해야 한다. 누구와? 당연히 인간적인 브랜드들과 함께! 좋은 브랜드를 응원하고 새롭게 탄생하는 브랜드에 힘을 보태고 싶다.     

브랜드는 여러 단계를 거쳐서 완성된다. 그 모든 과정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에는 경험과 실력, 시간이 부족하다.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어떤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외부의 평가뿐 아니라 스스로를 오래 바라본 결과, 결심했다. 먼저 브랜드를 위해 좋은 이름을 만들자. 이미 있는 브랜드를 위해서는, 좋은 캠페인 이름과 슬로건을 만들자.     

 

실력 있는 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해 네이밍과 함께 슬로건, 스토리 만들기를 연습한다. 그리고 차차 브랜드의 가치와 전략 수립,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상할 수 있도록 성장한다. 이런 방법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에 보탬이 되는 것이 나의 인생 프로젝트이다. 이름하여 <프로젝트_브랜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첫걸음, ‘르네임소스’라는 필명의 네이미스트가 되어 인스타그램에서 데뷔한다. rename_sauce는 르네상스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얻었다. Renaissance를 renai와 ssance 2개로 쪼갰다. 그리고 renai는 rename으로 ssance는 sauce로 바꾸었다.  

<그림 1 르네임소스. 이름, 인간다움을 일깨우다>

rename은 영단어 자체가 ‘이름을 다시 짓다’라는 뜻이 있다. 덕분에 네이밍이라는 업무와 잘 연결된다. sauce라는 단어를 붙일 때는 고민을 했다. 다른 후보로는 source가 있었다. source는 ‘원천, 근원’이라는 뜻을 지닌다. 뜻은 멋있다. 하지만 네이밍에 대한 나의 생각과 어울리지 않았다.  

   

좋은 브랜드는 이름이 없어도 제품/서비스 자체만으로 좋다. 나쁜 원료를 쓰고 고장이 잘 나고 고객을 무시하는 제품/서비스에 멋진 이름을 붙인다 한들,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좋은 브랜드 이름은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아니다. 즉, 원천과 근원이 아니다.      


브랜드 이름은 ‘소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에는 그 맛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고 조화를 이루는 소스가 있다. 브랜드 이름의 포지션은 ‘서포터’이다. 원래부터 좋은 브랜드가 오래 기억되고 널리 알려지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rename_source가 아닌 rename_sauce가 되었다. 덧붙여, 원래 Renaissance의 ssance와 스펠링이 가장 비슷해서 sauce를 쓰고 싶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창작한 이름을 여러 이미지와 함께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마치 미술관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rename_sauce에 올리는 콘텐츠는 모두 ‘가상의 브랜드’이다. 기업이나 개인의 의뢰를 받아서 만든 실제 이름이 아니다. 그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혹은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습작’이다.        


연습이라고 해도 정성을 다해 만들 것이다. 좋은 브랜드 이름으로 브랜드를 인격화하고, 인간성을 부여하겠다는 ‘르네임소스’의 목표는 뚜렷하다. 브랜드와 함께 세상을 좀 더 이롭게 만들겠다는 의지는 굳건하다. 곧 올라올 첫 번째 작품은 당연히 ‘르네임소스’에 대한 포스팅이 될 것이다. 이어서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맛있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어 볼 것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르네임소스 전시관에 구경 오고 함께 생각을 나누면 좋겠다. 


<요약>

1. 르네상스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되찾자는, 인간 중심의 예술 운동이다.

2. 기업과 소비자 모두 브랜드에 인간성을 부여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바란다.

3. 르네임소스의 인스타그램은 가상의 브랜드 전시관이다. 

4. 르네임소스는 좋은 브랜드 이름을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에 힘을 보태는 게 목표이다.



<출처>

1. <그림 1> The Creation of Adam, Michelangelo Buonarroti, wikipedia, public domain by age,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602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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