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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자 이선경 Mar 14. 2023

메타인지에 대한 심리적 고찰


아는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知之爲知之不知爲不知是知也(지지위지지부지위부지시지야)     -공자-


메타인지 :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 존 플라벨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




1.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우리가 진짜로 아는 것은 무엇일까?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의 정의 목록을 보고 내가 무언가를 과연 얼마나 잘 아는지 생각해보자.         


                

‘알다’


배운 것, 정보, 지식을 아는 것 (know, learn)
사실, 존재를 느끼는 것 (see, recognize)
심리상태를 느끼거나 깨닫는 것(aware)
스스로 판단하고 정하는 것 (know)
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 것 (know)



만약 우리가 이 명언 속 ‘알다’를 확장하지 않고 단순하게만 해석한다면 단지 지식적인 기준으로 얼마나 아는지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알다’의 의미와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메타인지의 힘이 있다면 느낌, 깨달음, 판단력, 가능 여부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것에는 내가 얼마나 느끼는지, 내가 얼마나 깨달았는지, 내가 얼마나 확신하는지,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가 내포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심리학의 대중화가 일어나면서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한창 유행했었다. 메타인지는 이 명언과도 매우 유사한데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에 더해 스스로 이를 찾아 깨닫고 해결하는 힘까지 포함한다. 특히 이 메타인지는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접목되어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정작 친구가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는 실상을 소개하며,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메타인지 학습법을 광고하곤 한다. 또는 내가 아는 것은 빠르게 넘어가고 모르는 것을 인식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방법도 메타인지 학습법에 해당한다.     



이처럼 기원전 500년의 공자 시대부터 현재까지 메타인지는 끊임없이 그 중요성이 강조하고 있다. 다르게 말하면 아직도 우리는 메타인지의 영역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참으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데 그 과정 안에는 아마도 스스로 1) 깨닫고 2) 인정하고 3) 표현하는 단계들이 숨어있기 때문인 것 같다.     






2.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많은 사람이 미움받을 용기를 내기 시작한 것처럼, 모름을 인정하는 용기도 냈으면 좋겠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시대를 초월할 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명언을 보면 어릴 적 한문 교육시간에 들었던 불치하문(不恥下問,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음)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이 또한 공자의 말씀이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에서 아랫사람이란 지위, 학식, 나이를 뜻한다. 지위는 사회적 신분이다. 부장님이 신입사원에게 배울 점이 있어 진심으로 물어보고, 학습하는 모습이 쉽게 떠오르는가? 학식은 배워서 얻은 지식이다. 박사과정에 있는 사람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 진심으로 물어보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잘 떠오르는가? 나이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진심으로 전달하는 물음은 얼마나 될까? 과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돌이켜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포인트이다.     






3.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사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다만 이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할 뿐 가슴으로 내려 깨닫지 못하고, 손과 발로 옮겨 행동하지 못할 뿐이다. 머리에 담은 지식을 가슴과 손발로 내려놓는 과정은 참 어렵기 짝이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는 넘칠 때까지 부어버린 지식의 잔에 채워져 있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모두 흘려보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바람을 타고 오는 깨달음을 새롭게 잔에 채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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