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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d Transformation Oct 03. 2023

스타트업의 투자 여정 - 자료작성(1/2)

Preparation - 우리도 슬슬 피치덱 만들어야지?

안녕하세요, 신세계에서 신사업으로써 대안(대체)식품 미국 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는 김용우입니다. 투자 유치 업무에 관한 내용을 이어갑니다.


오늘은, 투자 유치의 준비를 계속해서 다룹니다.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가장 어려운, 각종 자료 준비 단계입니다. 이번만 Unprofessional 한 톤으로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제발 피치덱 이렇게 작성하면 된다고 자문의 이름을 빌어서 돈벌이 하는 곳에 의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발요. 이유는 자료 작성 단계 마지막에..


내용은 저의 저작물입니다. 타 처로의 전송은 금지됩니다.


[피치덱, 애증의 그 이름]


투자 유치를 생각해 본 창업자나 팀이라면 응당 들어보았을 그 이름, 피치덱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생각하는데, 누구나 말하는데도 사실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막막하기 마련입니다. 피치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한국의 집단지성 N포털에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표출됩니다.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문서 / 투자의 이유를 제시하는 문서 / 제품, 기술, 팀에 대한 정보를 담은 문서

미국의 집단지성 G포털에도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비슷한 설명들이 줄지어 표출되고, 대표적인 내용을 간단히 표기하면 다음 정도입니다. 잠재적 투자자나 고객에게 사업 계획(Business plan), 제품 및 서비스, 성장의 드라이버(Growth traction)을 요약하여 제시하기 위한 문서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대해 어느 정도 평균적인 눈높이 형성이 된 듯이 유사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Why = 청자(Audience) + 목적(Purpose)]


스토리 라인에 무엇을 포함할지보다 앞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우리 팀은 이 자료를 왜 작성하려고 할까요?

오늘 글의 핵심 질문은 사실 피치덱에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도 있지만 그 전에 먼저 이 자료를 왜 만들고 있을까? 입니다.


용어의 통일을 위하여 본 글에서 피치덱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아래와 같은 문서들이 어지럽게 혼용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 회사소개서, 제품소개자료, IR자료, 크리덴셜(Credential), 사업소개서, 사업모델(Business model) 소개자료 등등. 만약 창업자 또는 팀이 여기 언급된 자료들이 각각 명확히 어떤 자리를 위한 자료인지 헷갈리고 계신가요? 오늘 글은 바로 당신을 위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자료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왜 이 자료를 만드는지, 즉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활용할 자료인지 명확하게 정리하고 작성해야 목적 달성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언급된 자료들을 작성 이유에 따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자료의 작성 이유는 청자가 누구인지와 목적이 무엇인지로 구분합니다


회사소개서는 불특정 다수에 배포하는 자료이며 회사의 일반 현황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집니다. 불특정 다수에 배포될 것인 만큼 공개되지 않을 정보는 배제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사업소개서란 고객에게 우리의 서비스/제품이 어떤 것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예를 들어 B2B 서비스인 경우) 우리가 어떤 구조로 수수료를 수취하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전달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IR자료는 투자사에 전달되는 자료이며, 회사소개와는 반대로 Confidentiality 측면에서 매우 높은 주의를 요하는 자료입니다. 기본적으로 투자사의 투자의사결정을 위해서 작성하는 자료로, 투자사의 투자심의위원회 및 LP 커뮤니케이션 등에 폭넓게 활용됩니다. 마지막으로 크리덴셜이라는 자료는 한국에서 아직 많이 익숙한 개념은 아닙니다만 사실 회사소개서에 많이들 추가하고 계신, 우리 팀이 걸어온 길과 기존 및 현재 파트너십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회사 및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집니다. 주로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할 때 활용합니다.


그럼 피치덱은 어디쯤에 위치할까요? 기본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자료인 만큼 IR자료와 같은걸까요? 아닙니다. 피치덱은 위에 언급된 여러 자료들 중 어쩌면 교집합이라고도 볼 수 있는 essential 만 모아 impact 있게 정리한 문서에 해당하고, 그 내용은 우리가 해당 버전의 피치덱을 누구에게 피칭할 것인지에 따라 강약이 조절되는 유연성을 가진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전달할 자료인지에 따라 작성될 자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면, 무엇을 담을 것인지 이야기합니다. 개요 또는 목차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What = 필수내용(essential) + 강조(impact)]


드디어 목차 구성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피치덱에 무엇을 넣어야 하는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피치덱에는 아래 내용 정도를 포함합니다. 여기서는 업종과 성장 단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매우 기본적인 내용만을 고려하였으므로, 혹시 본 내용에 대해 저와 생각이 다르시다면 그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Vision(Mission) statement / 문제인식(Problems) / 해결방안(Solutions) / 제품 및 기술 소개(Products) / 시장 조사(Market analysis) / 경쟁 분석(Competitive analysis) / 성장 경로 제시(Growth road-map) / Financial forecasting(재무 전망) / 창업 팀 소개


생각하고 계신 내용 중에 보이지 않는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초기 사업에 적합하지 않거나 초기 투자 의사결정에 중요하지 않은 내용, 또는 위 목차 중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BM > 제품에 포함, 고객 분석 > 시장 조사에 포함, 자사 경쟁력 > 경쟁 분석에 포함, 창업 배경 등 스토리 > 중요하지 않음 같은 식입니다.


각각의 내용으로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모두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기적인 내용들입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아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비전/미션의 기술(Statement)
- 비전: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사업을 하는가? 어떤 상태를 그리고 있는가?
- 미션: 원하는 상태를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가?
- 예) 우리 창업 팀은 (우리가 그리는 상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가 하고 있는 행위)를 하는 팀입니다.


문제 인식
- 사업의 단초가 되었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 시장이 겪고 있는 비효율, 소비자가 경험하는 불편함 등
- 예) 과거 에어비앤비 피치덱의 문제인식: 온라인으로 타 지역 여행의 계획을 세우는 소비자들은 숙박비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낌 / 호텔은 표준화되었기 때문에 여행지의 로컬 문화로부터 단절됨 / 로컬의 집에서 숙박할 수 있는 경험은 쉽게 접근할 수 없음


해결방안
-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 방법(Approach)를 제시
- 필요하다면 기술적 요소를 함께 기술(해당 기술을 통한 해결 가능성)
- 우리 팀의 사업이나 제품의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 수요와 공급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나 효과적으로 만나지 못하는 문제라면 우리 서비스는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이고 수요가 존재하고 있으나 공급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라면 우리가 곧 service provider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품 및 기술 소개
-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나서 그런 방법론을 따라 우리가 구현한 제품에 대해 소개합니다.
- 모든 내용이 그러합니다만 특히 본 내용에서 상기 언급한 문제 > 해결 방안 > 구체화된 제품이 제대로 align 되어 있지 않다면 피치덱을 통해 결과를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 제품에 특별한 기술 (예. 인공지능) 이 필요한 경우 함께 기술합니다. 다만 해당 기술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쓰였는지에 집중해서 1페이지만 할당하고 절대 해당 기술의 뛰어남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시장 조사
- 우리가 목표하는 시장을 구분하고 현실적으로 우리를 인지시킬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한 후 직접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시장을 선정하여 기재합니다.
- 시장에서는 시장에 대한 논의를 손쉽게 압축하기 위하여 TAM(Total Addressible Market) > SAM(Serviceable Addressible Market) > SOM(Serviceable Obtainable Marekt) 이라는 방법론을 많이 활용합니다.
- TAM은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장의 규모를 의미합니다.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최적화 서비스라고 해서 인공지능 솔루션의 전체 시장 규모를 가져오거나 Sleep-tech app 서비스 회사이니 Healthcare 전체 시장 규모를 가져오는 등 그저 큰 시장을 가져온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첫 단추를 잘못 꿰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 TAM은 1) 우리가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 우리가 제시한 해결 방법을 차용하여 존재하는 시장을 찾아 내어야 합니다. 만약 예시와 같이 불면증 환자의 수면 질 향상을 돕기 위한 app 서비스 회사라면 1) 현대인의 건강 악화의 여러 문제들을 2) 수면의 질 향상으로 풀고자 하는 시장의 규모를 찾아내어야 하는 것입니다.
-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수치를 찾아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찾을 수 있는 시장 수치로 넣었다고 하시는데, 그런 경우라면 합리적 가정을 통해 추론이라도 해보도록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목표하는 시장입니다.
- SAM은 TAM 내에서 우리 서비스가 닿을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사회 계층적 고려(예. 성별/직종/소득수준 등) 및 지역적 고려가 동시에 포함됩니다. 우리 서비스가 어느 범위에 제공될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우시다면 (아마 가능해야 하겠지만),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어느 범위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SOM은 SAM 내에서 실제 마케팅 활동을 펼칠 범위를 특정하는 것입니다.
- TAM > SAM > SOM 작업을 진행할 때 우리가 노리는 시장이 크다고 하면 투자자가 좋아하겠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투자자는 관련 시장이 큰 것을 큰 성장의 기회로 여기지만, 그만큼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한 측면에도 주목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TAM > SAM > SOM 작업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TAM 내에 SAM이 존재하고, SAM 내에 SOM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AM은 대체식품 시장을 선정하고 SOM은 업사이클 푸드 시장으로 선정한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정리]


정리합니다. 피치덱이란 (주로 투자자에게) 우리 팀과 사업의 소개를 위해 필수적인 내용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자료입니다. 피치덱에는 우리가 이 사업을 왜 추진하는지, 무엇을 해결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래서 얼마의 수익을 어떻게 내고자 하는지, 누가 이 일을 하는지를 다루게 되는데 본 글에서 위 내용 중 얼마의 수익을 내고자 하는지 살펴보는 단계 즈음까지 다루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피치덱을 이어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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