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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숩숲 Jan 23. 2023

경력 없이 브런치 작가 되는 법

재수 없게 주어진 합격의 목걸이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의 후광 효과는 예전보다 덜 하지만, 심사를 통해 글을 퍼블리싱할 수 있다는 허들로 괜스레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카카오 브런치.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쓰고 싶은 글이 마땅히 없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2022년 12월 처음 작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다수를 향한 일상 노출을 꺼려하는 성격 탓에 인터넷상에 남긴 발자취가 전무해서 ‘이런 나도 뽑아줄까…’ 싶었는데, 걱정과는 다르게 출간 경험도 없고 화려한 타이틀 없는 무경력자에게도 자격을 주는 관대한 플랫폼이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쓰겠나 싶어 제출 요건별로 정리해 본 심사자 관점에서 검토한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이유.

브런치 작가 신청 양식

① 작가소개(300자 이내)
② 브런치 활동계획(300자 이내)
③ 자료첨부
④ 활동 중인 SNS 또는 홈페이지


1. 작가소개

중언부언 없이 단 한 줄의 요약으로 수렴하는 300자 자기소개 정도면 충분하다.

나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사람에게 ‘나는 직장인이고’ ‘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고’ ‘나는 이런 걸 좋아하고’ 등등 너무나 많은 정보들을 갑자기 전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자기소개를 쓰기 전 독자가 '나에게는 단 1분의 시간만을 할애할 수 있는 심사자'임을 상기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완전히 모르는 사람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함을 명심해 보자.


스티브 잡스가 쏘아 올린 인문학 열풍을 맞으며 마케팅과 광고를 공부했지만
졸업할 즘에는 빅데이터, AI가 미래라네요. 저는 대세에 편승했어요.
그 결과 카피라이팅에서 찾은 적성을 뒤로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직장인이 되었어요.
못다 한 한을 퇴근 후 일기와 편지 쓰기로 풀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제일 먼저 손 편지 쓰기의 매력을 나누고 싶어요.
크리스마스 편지지를 고르는 팁, 해외에 나가 쓰는 엽서의 매력, 이미 나의 모든 것을 공유한 장기 연애 파트너에게 쓰는 연애편지까지. 7년간 편지를 쓰며 얻게 된 노하우와 에피소드를 나눌 예정입니다.

한 줄 요약 :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직종의 직장인이 7년간 손 편지 쓰며 얻은 노하우 대방출


나의 자기소개를 단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짧은 글임에도 주제 의식이 명확한 자기소개를 쓰는 게 나름의 팁이지 않을까!


2. 브런치 활동소개

심사자가 읽었을 때 “시기적절한 정보를 주고 기존 브런치 글과 차별화되는 주제의 글을 쓸 예정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야 쉽게 쉽게 통과가 될 거라 생각했다. 나의 경우 편지 쓰기를 연재 테마로 잡았는데, 크리스마스가 낀 연말 즈음편지를 주제로 한 글을 연재하겠다는 계획안은 돌려보내기 어려운 제의였을 거라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 신청 후기를 보았을 때 어떤 분들은 목차를, 어떤 분들은 줄 글의 주제를 서술하기도 했다. 찾다 보니 최근 후기는 목차 위주로 많이들 쓰시는 것 같아 형식을 맞추었다. 다만 목차 형식의 활동 계획만 보고도 향후 어떤 글을 쓸지 명확해지도록 글의 제목과 소제목을 고민했다.  


연말 루틴, 손 편지 쓰기에 대한 글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약 7년간 겨울마다 편지를 쓰며 노하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소회와 에피소드도 공유하고 싶어요.

1. <크리스마스카드 선물 어때요?> 연말 편지 쓰기 루틴 소개
2. <실전 크리스마스카드(편지) 구매 tip>
3. <속이 찬 편지를 쓰는 법 - 편지 글감 수집하기> 때마다 번뜩 떠오르는 상대에 대한 생각과 추억을 메모로 남기기
4. <100자 편지의 매력> 거창한 분량이 아니더라도, 진심은 통하는 법
5. <편지에 계절 담기 - 계절 별 편지 필살기>


3. 자료첨부

브런치 활동 소개에서 연재 예정이라 적었던 두 개의 글을 첨부했다.

▶ 에세이 형식:  크리스마스 카드 선물 어때요?

▶ 정보성 글: 실전 크리스마스 카드(편지) 구매 Tip

나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성 글과 정보 전달용 글 두 가지를 보여주었는데, 일상 공유와 정보성 글 모두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체감상 최근 브런치에 정보 공유보다는 일상 공유의 글 비중이 높아졌는데, 그럴수록 관리자 입장에서는 정보 공유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믿거나 말거나)


4. 활동 중인 SNS 또는 홈페이지

개인 SNS나 네이버 블로그 글이 도저히 브런치와 결이 맞지 않아 첨부로 넣지 않았고 링크드인은 너무나 개인 정보가 많아 제외. 인터뷰 기사를 넣을까 하다 그것도 내가 쓴 글이 아닌, 단순 소개글이니 작가 신청과는 상관없겠다 싶어 뺐다.

결론.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작가 통과하는 데에 별 문제없더라.


심사 기간은 이틀이 걸렸고 메일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어진 합격 메일)

3. 브런치 작가 등용 후 달라진 점

놀랍게도! 그 어느 것 하나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다. 작가 지원에서 한 번에 패스한 글이고, 시즈널 이슈가 담겨있으니  발행만 하면 내가 쓴 글이 널리 널리 읽혀 출간과 강연 제의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새로운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곳이 노션인가 브런치인가. 혼자 쓰는 일기와 별 반 다르지 않은 수준의 조회수가 찍힌다. 사실 조회수를 생각하면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올해 이곳에서 꾸준히 글을 내고 싶다. 나에게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붙여준 플랫폼이라는 이유 반, 브런치 북 출간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야망 반으로 쓰는 글묶음의 잠재력이 궁금해진다. ‘아무렴 뭐 어때! 돈은 본업으로 버니까 브런치는 취미생활이야.’ 선을 확실하게 긋고 정신승리하며 한 주에 한 편의 글을 발행하는 목표를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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