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로아티아 여행기 5
세계적인 모델 중에 크로아티아 출신이 많다고 하던데, 국민들이 대체로 미남미녀인 것 같아.
한때 공산주의체제였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기념품 가게 상품이 비슷해. 호텔 조식도 짜맞춘듯이 똑같고. 직원들도 불친절한 것 같아.
'여행사전조사' 병에 걸린 3기 환자의 증상이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지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갖게되는 것을 경계한다. '사전조사의 늪'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여행할 때는 환율, 교통, 숙박시설 등을 제외한 기초정보 외엔 미리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잘 찾아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신혼여행인 만큼 남편이 동행하게 됐다. 미리 동선과 맛집, 들러야 할 기념품샵까지 정했다. 오빠가 여행을 지루해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매순간 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자그레브에선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길이의 전차를 타고 성마르코 성당의 모자이크 지붕 양식을 감상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요정이 사는 곳이라는 별명답게 아름답고 에메랄드 물빛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자다르는 달마티아의 주도답게 대규모 면적의 정돈된 유적이 인상적이었다. 스플리트는 현재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이자 로마 황제의 안식처로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물이 혼재해있는 양상이 멋졌다. 두브로브니크는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 놀랄 정도의 보존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매우 보람차고 재미있었다. 역시 크로아티아는 듣던 대로 남유럽 최고의 휴양도시였다.
아니, 그게아니다. 지루할 틈을 없애면 더욱 즐거워질 줄 알았던 여행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점차 여행의 기대감과 설렘은 느낄 수 없었다.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그 목적에 따라 여행의 형태 또한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러나 미지의 곳을 탐험하며 느끼는 묘한 설렘과 일탈을 기대하는 여행자라면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