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후배와 작년부터 계획해 오던 개인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사진전. 개인전 요새 잘 안 하는 추세다. 왜냐. 왜긴 다 돈 때문이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뭐가 어떻게 많이 들고 어쩌고 하는 얘긴 많이들 했으니 생략하고 어쨌든 그래서 전시 잘 안 하는 분위기다.(물론 그럼에도 열심히 전시하는 작가분들 존경합니다.) 당장 나부터도 전시 별로 관심 없다. 그보다도 책, 사진집 꼭 사진집이 아니더라도 출판 쪽으로 관심이 많다. 현재 계획하고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쪽도 다 그쪽이고. 작품을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고 아카이빙적인 측면에서도 일회성에 그치는 전시의 형태보단 책의 형식이 훨씬 유리하다. 옆 나라 일본 사진계의 지난 10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보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예측 가능하다. 사진 전문 갤러리는 거의 다 정리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ㅎㅎㅎ 사진집도 좋은데, 그러다 보니 정말 전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직접 프린트를 보고 물성을 느끼고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물리적인 체험들, 나는 그걸 사진적 체험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런 사진적 체험은 어떻게 하지? 죄다 책만 내고 웹이나 그 외의 형태로만 사진 작업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면, 어디서 전시장에서만 느끼는 그런 감흥을 느낄 수 있는 거지? 꼭 구르스키나 토마스 루프의 대형 작업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볼프강 틸만이나 로니 혼의 작업들을 책으로 보는 것과 전시장에서 체험하는 것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의 개념이 아니라 둘은 서로 대체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것이다. 나는 회화나 여타 장르는 할 수 없는 이런 사진적 체험을 경험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걸 구현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그게 작품 구매와 연결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지 뭐. 꼭 내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그런 전시들을 경험하고 싶은데 요즘 들어 그런 전시들을 보기가 좀체 힘들다. 인스타는 갤러리가 아닌데... 여러분! 인스타는 갤러리가 아니라고요...ㅎㅎㅎ
결론은 (언제나 그렇듯) 내가 더 잘해야지입니다. ^^
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