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연관 업계에서 적성에 맞는 직군으로 일해보기
다 내려놓고 계속 쉬면서 어느 시점이 되니까
다시 학교에 복귀해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 당시 다시 마음에 들어왔던 것들이
공연마케팅, 홍보
대형 비영리단체
또 나와 맞지 않는 것들도 제외하기로 했다
서비스직
사람을 대면하는 업무
금융업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
(대기업)
레드닷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그림 동아리 선배 언니가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는데
수상 후 곧이어 모 기업 UI 쪽으로 취업을 했고 조언을 해주었다
예술적 감각이 있고 컴퓨터 언어를 알고 있다보니,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이쪽으로 취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네가 대학에서 전공했던 거 배제하지 말고 적절히 접목하라고 조언을 받았다.
이 길을 찾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학과 관련 분야의 잡지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고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
작은 회사였지만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다보니 팀 분위기도 업무도 금세 적응해갔다.
글의 형식도 익히고 나니 글 쓰는 것도 좋았다.
취재 나가는 것도 좋았다.
바깥바람을 쐬는 것 자체가 리프레시 되기도 하고 해방감을 느꼈다.
취재원을 섭외하는 게 어려웠지만
취재원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취재원의 삶의 현장을 함께 느끼고 내가 그 사람을 통해 느낀 감동과 공감의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었다.
DSLR로 인물사진 찍는 것도 익혀갔다.
마감할 때 야근을 하는 것 외에는 야근을 강요하지 않았고 회식도 없었다.
월간지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한 달을 먼저 살게 되었다.
그렇게 일한지 6개월, 회사에서 정규직 제안을 했지만 그만 두게 되었다
몇 십년 된 기업이었는데 가족기업이었고, 기업이 작다보니 체계가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게 싫었다. 일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던 것 같다.
경쟁업체는 웹사이트 기반으로 자리를 잡아가는데, 내가 일하는 회사는 사양길에 들어선 출판쪽, 오프라인 쪽으로만 영업을 뛰고 구독자는 점점 줄고 미래가 없어보였다.
회사에서 나에게 단행본을 만드는 것을 배우겠느냐고 제안했는데 거절했다.
퇴사 후 몇년 지나고 나니 독립출판이 다시 붐이 일었고, 그때 단행본을 만드는 것을 배웠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회사 관두면서 내가 이곳보다 더 좋은 회사 간다하면서 나왔는데
막상 관두고나니 비슷한 회사보다도 못한 회사에서나 면접을 볼 수 있는 상황에 자괴감이 들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는데
내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었는데
감사함이 부족했고 지레 포기해버리고 교만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그 업계에서 예상했던 부분들은 어느정도 맞아떨어졌다.
그 회사가 몇 년 뒤 경쟁업체에 인수합병되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시작했던 직장이어서인지 기분이 묘했다.
학과와 나의 적성을 접목하여 근무한 경험은
나에게 적성을 살려 일을 하는 것이 일을 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었고 관련 업계로 추후 취업하는데 발판이 되어 주었다.
내가 대인업무 중에서도 취재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관계를 맺고 일을 하는 것은 잘 맞는다는 것, 꼼꼼하게 챙겨가며 요소를 맞추어 가는 것에 강점이 있고, 창의적인 글을 작성하는 것은 어려워하지만 글의 형식이 어느정도 정해져있으면 그것에 맞추어 글을 풀어내는 것은 곧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