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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면해설·AD작가협회 설립  축사

-화면해설이 일상인 삶-

축사

화면해설작가의 권익도 추구하는 단체가 되길 바라며..


지난 2월23일 한국화면해설·AD작가협회가 설립되었다.

이는 시각장애인으로서, 그리고 화면해설작가로서 더없이 축하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해 전인가?! 한국영상해설협회가 설립되었을 때만 해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뭐하고 있나 했었다. 2013년에 공식적으로 처음 선보인 ‘영상해’보다 10여 년 더 먼저 활동한 ‘화면해설 이렇다 할 형태로 자리매김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답답했었는데...


여기서 ‘화면해설’과 ‘영상해설’의 차이를 궁금해 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둘 다 외국에서는 Audio Description, 음성해설로 통용되고 있는 서비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을 구분 짓고 있다. 둘 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화면해설’이 녹음해설 위주라면 ‘영상해설’은 현장해설 위주로 진행이 된다. 달리 말하면 ‘화면해설’은 ‘재방송’으로 볼 수 있고, ‘영상해설’은 ‘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이긴 하나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이다. 화면해설작가는 문장력 및 성우 발성·호흡을 통한 공간활용능력이 탁월해야 하고, 영상해설사는 언어구사능력 및 순발력이 뛰어나야 한다. 화면해설사라는 직업도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두 직업의 업무에 편집능력까지 포함된 걸로 보면 되겠다. (관련 직업 및 활동 분야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나도 화면해설작가협회 설립에 대한 꿈이 있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화면해설작가들의 권익을 위해서 언젠간 내가 화면해설작가들과 함께 만들리라 다짐했었는데 현실은 대본작업과 생계에 허덕이다보니 만들 능력도, 인력도, 여력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화면해설작가를 최다 보유하고 있는 한시련 쪽에서 화면해설작가협회를 만들었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엄밀히 말하면 한시련 소속 화면해설작가들이 만든 것!


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화면해설작가협회를 설립할 수 없을 거라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협회 자체가 노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시련의 운영시스템 상 화면해설작가협회의 설립을 반길 수 없는 구조라 판단됐었다. 한국농아인협회가 한국수어통역사협회의 설립을 반대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화면해설작가 뿐만 아니라 수어통역사도 장애인 관련 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능기부, 자원봉사, 열정착취가 강요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화면해설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이 되었고 상생의 길을 간다고 하니 한시련이 화면해설작가들의 작업환경에 더 힘을 써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친 김에 한시련 소속 화면해설작가들의 4대보험 가입도 응원해본다.


그리고 한국화면해설·AD작가협회가 시각장애인의 권익뿐만 아니라 화면해설 제작에 종사하는 화면해설작가들의 권익도 추구해주기를 저시력인 화면해설작가로서 간절히 바라본다.

소수의 인권을 위해 또 다른 소수의 인권이 배제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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