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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항재 May 17. 2022

미래, 일, 사람 - 린다 그래튼

경영사상가와 저술가 시리즈

책 하나를 단독으로 리뷰하기 보다 시간을 축으로 놓고 한 저자의 사고의 흐름과 변화를 연대순으로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떤 저자들은 일관된 주제와 사고의 스펙트럼을 갖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생각과 관점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것은 마치 나니아연대기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이 작가의 다음 출판물에 대한 끊을 수 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런 접근을 통해서 우선 첫번째로 린다 그래튼이라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따라가 보자


린다 그래튼 (Lynda Gratton)


워낙 저명한 교수인데, 심리학 전공자(리버풀대 박사) 이고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British Airline이였다. 그리고 그 후에 컨설팅 사에 들어갔다가 런던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직을 시작했다. 우연치 않게 현재 교수라는 점만 빼고는 나와 학력(물론 난 박사는 아니지만)과 경력에 있어서 동일하다.(대학 졸업 후 항공사 근무, 컨설팅 근무)

상세 이력과 관련 자료는 위키피디아에서 찾아 볼수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Lynda_Gratton


여기에서는 전기나 위인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 교수의 저술한 서적을 중심으로 그 사고와 주제의 흐름을 보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니, 그 관점에서 기타 개인 사항은 넘어가도록 한다. 


이 분의 첫번 째 저술은 2000년도에 출간된 것으로 조사되나(위키피디아) 한국에 처음 번역되어 소개된 책은 '핫스팟(창조 에너지가 넘치는 혁신의 시공간, HOT SPOTS)'이라는 책이였다.


1. 핫스팟, 2007년


이 책에서 린다 그래튼은 창조 에너지가 넘치는 혁신의 시공간 또는 그 순간을 '핫스팟' 이라고 명명했고 핫스팟 = (협력적 사고방식 * 경계 해제 * 점화 목적) * 생산적 능력 이라는 공식으로 설명했다.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된게 2008년이였으니 처음 출간된게 지금으로 부터 거의 15년 전이지만, 그 인싸이트와 제안은 오히려 현 시점에서 더 부합해 보인다. 


당시만해도 협업, 경계 해제(Boundary spanning), 목적(Purpose) 이런 용어가 그렇게 통용되던 시대는 아니였다. 어떤 면에서는 현재 참고하고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아 보인다.최근에 책장에서 다시 꺼내 보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지나간 것들로 보이지 않는다. 


2012년 교수의 두번째의 번역서가 한국에 소개된다. 


2. 일의 미래

제목은 ‘일의 미래’. 원제목은 "Shift : the future of work is already here" 이다. 교수의 관점에서 세상, 기술의 변화 속에서 조직, 회사, 그리고 사회에서의 일의 변화를 예측하며 이후 세대를 포함하여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하는 내용이다. 2012년, 10년 전이라는 시절로 돌아가서 보자면 당시에는 책의 내용이 그렇게 설득적이진 않았다. 그래서 나도 읽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클라우드의 보편화 라던가, 아바타의 상존과 가상세계(메타버스!), 인공지능 대신 로봇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머신에 의한 인간 노동의 대체 등등. 


그런데 갑자기 세상에 4차 산업 혁명이 화두가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그리고 메타버스까지 나오는 현재의 시점에서 보자면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다시 최근에 꺼내 읽었다. 이 책이 기술변화를 심도있게 다루거나 미래예측을 하는 예언서가 아니고 이러한 변화속에서 인간,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 지를 숙고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제안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역시 재미있게도 지금의 시대 상황에 그 제안들이 너무나 들어 맞는 다는 것이다. 올해 출간되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정도면 이 분의 미래를 대하는 그 시각이 남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 일에 대한 미래를 예측했다면 관심을 이제는 개인의 단위까지 내려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수순이고. 그렇기에 2017년 ‘100세 인생’이란는 책을 출간하게 된다. 이 책은 나도 아직은 읽어 보지 않았다. 아마도 계속적으로 미래에 대해 린다 교수는 비관적이기 보다는 낙관적 관점을 갖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 시대를 맞이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아마 이 팬데믹 현상은 교수 개인에게도 큰 충격이였던 것 같다. 그 자신이 격리와 락다운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목격하고 일의 미래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한 재택근무의 보편화가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적, 사회적 현상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


스스로 2년이 넘는 팬데믹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 뉴노멀의 시대에서 이전의 미래와 조직에 대한 변화와 프레임을 다시 정립하여 제시한 것이 올해 출간된 “Redesigning Work ; How to transform your organization and make hybrid work for everyone” 이라는 책이다. 



아직 국내에는 번역 출간되지 않았지만 곧 소개되리라고 예상해 본다. 핵심적인 내용은 이미 유투브 상에서 여러 강의를 통해 소개 되어 있다. 원서를 아마존 킨들로 구입해서 읽으며 빠르게 내용을 파악해 보고 있다.


간단하게 핵심을 설명해 보자면, 팬데믹,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변화는 사람들의 습성에 이전과 다른 균열을 일으켰고, 그것은 현재 생산성에 대한 전통적 관점에 큰 변화를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양식 변화를 고려해서 우리는 일에 대한 정의를 다시해야 하고, 


생산성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가운데에서 어떻게 회사, 조직이 기존의 일을 재설계할수 있는 지를 제시한다. 일종의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매뉴얼 같은 것이다. 


나도 아직 다 읽어 보지 않았기에, 아니 다 읽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상을 정확하게 대변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이 주제를 꺼내는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확실히 린다 그래튼 교수는 일관되게 사회의 변화에 따른 일과 조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그 점에서 이 교수의 논조와 관점을 좋아한다. 거창하게 거시적 트랜드를 예측하거나 또는 숫자를 통해 너무 미시적으로 분석하고 파고들기 보다는 자신의 인사이트를 경험과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설득한다. 


누적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이 사고의 폭과 깊이를 이미 형성했기에 대부분의 내용을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다는 것, 그렇기에 시간이 흘러서 다시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점에서 인정하게 되는 경영사상가다. 


다음에는 어떤 주제를 갖고 독자들과 만날지 알 수 없지만 언제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기대를 갖게 한다.


2011년에 ‘Thinkers 50’ 에 선정되었고 2019년 기준 13위에 랭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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