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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ple life Oct 24. 2023

스테그플레이션

듣기만해도 소름끼치는 그 단어

나는 약 15년 이상 전업주부였다가 취업한 박봉의 직장인이라 ‘경제학’ 이런 어려운 것은  잘 모르지만 경제관련 뉴스에서 늘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나라는 ‘수출’해서 먹고 사는 나라라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사회시간에 배운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먹고사는 길은 가공무역이라는 거였다. 기억을 더듬어 당시 선생님의 말씀을 소환해 보면 우리나라는 원재료를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서 내다 파는 즉 ‘수출’이 우리나라 주요 산업이라고 배웠다. 요샌 가공무역이란 말도 사라져버린 거 같아서 이걸로 나이 커밍아웃이당.     

여튼 수출 못하면 우리나라는 먹고 살기 어렵고 수출 잘되면 여유가 있어지는 나라가 바로 우리라는 거다. 나와 주변이 밥을 잘 사고 디저트 맛집을 찾아다니면 수출이 잘된다는 것이고 갑자기 외식을 줄이고 유행에 둔감해진다는 건 수출이 잘 안된다는 의미이다.     


이러니 우리나라의 경제 즉 먹고사는 문제는 순전히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순전히 외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가 2나노 3나노 하는 수준급 반도체를 만들어도 세계시장에 찬물이 끼얹어 있으면 뭔 소용이 있겠는가? 오히려 기술과 장치에 엄청난 돈을 쓴 삼성전자는 존재 자체가 흔들리게 될 수 있다.     


상황이 이래서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경제의 카나리아라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면 지금 카나리아가 심상치 않다. 일단 물가에서 그렇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내 기억에 2021년에도 내가 좋아했던 순대국밥 가격은 8,000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10,000원이고 그나마 주변에서 제일 저렴하다. 약 25%가 한꺼번에 뛰어버렸고, 언제 더 오를지 모르겠지만 곧 오를 것만 같다. 나처럼 느끼는 걸 뉴스에선 기대 인플레이션 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징조라고 한다.      


나는 인플레이션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돌아가신 우리 아빠의 말에 따르면 나 아주 어릴 때인 70년대 석유파동이란 것이 있었는데 이때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다고 들었다. 아빠와 달리 내가 인플레이션을 잘 모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플레이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건 인플레이션과 전혀 다른 거다.     


내가 학교다닐 때 예쁜 비누곽을 수퍼에서 산 기억이 난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갖고 싶어 몇 번을 망설였던 그 비누곽은 7,000원 정도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다시 내손으로 비누곽을 샀는데 예전과 품질이 비슷하게 느껴졌던 그 비누곽은 2,000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사이 중국이 세계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예전엔 옷을 사면 그 옷 물려 물려 입고 다시 걸레로 사용하게 될 때까지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유행이 지난 옷은 수거함에 넣고 걸레는 따로 산다. 뭐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어서 소비 패턴이 바뀐 것도 있겠지만 어디선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했던 것도 사실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 지난 30년과는 다른 세상이 우리 앞에 있다고 뉴스에서 날마다 말해준다. 앞으로 물가는 오를 것이고, 더블어 금리도 같이 오르고 그래서 경기는 나빠질 거라고 한다. 예전 학교 사회시간에는 이걸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배웠다. 내가 알아야할 거의 모든 것은 학교교육에서 배운 것 같다.


나는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같은 남미의 국가들이 먼저 떠오른다. 돈을 수레에 실어가고 빵 하나로 바꿔오고, 생각만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설마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기야 하겠냐만, 뉴스에서 나오는 지표들은 다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해준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제일로 똑똑하다고 우리나라 사람 스스로가 자부심 갖고 말하는 거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더 똑똑한 사람들이 지금 높은 자리에 있다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다.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장.


믿 고 싶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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