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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별 아나운서 Mar 03. 2022

3등이어도 괜찮아, 이건 팀 게임이니까

[김한별 아나운서의 육아일기 #60]

학창 시절부터

나는 1등을 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수학 경시대회를 나가고

육상 대회에 나가도

1등은 내 몫이 아니었다

그래도 가까스로

메달을 딸 수 있는 정도의 성적,

나는 늘 3등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성장에 욕심이 많았다

내 앞에 있는 1등을 보고 배우면서

치열하게 관찰하고 흡수했다

나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습관도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뱄던 것 같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1등은 아니어도

꽤나 경쟁력 있는 3등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팀 게임이 좋았다

육상 선수였던 중학생 때

성남시 대표로 경기도대회까지 출전한 종목은

높이 뛰기와 400M 계주였다

개인 종목인 높이 뛰기는 2등이었지만

팀 종목인 400M 계주에서는

나는 처음으로 1등을 했다

개인으로는 불가능했지만 팀으로는 가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함께 성과를 내는 팀 게임이 나는 좋았다


생각해보면 내 앞의 1,2등에게

3등인 나는 꽤 좋은 파트너였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들만큼 잘하지는 않는 나의 존재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지 않는,

꽤나 든든한 팀메이트였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우리 팀이 최고가 되면서

다른 팀의 1,2등 보다 나은

3등일 수 있었다


팀 게임에 최적화된 나는, 이 팀이 참 좋다


지금 우리 집에서도

나는 여전히 3등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1,2등은 꿈도 꾸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팀 게임이니까

이 팀을 최고로 만들면 된다


팀 게임에 최적화된 나는

지금 이 팀이 참 좋다


#3등이어디야

#반려견을키웠다면4등이었겠지

#감사할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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