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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야 배우는 것이다. 뭐든 그렇다.

by 쨈맛캔디

외국인이지만 한국어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언어 천재, 방송인 타일러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말했다.

“언어를 잘하고 싶다면, 불편해야 한다.”


처음엔 단순한 조언처럼 들렸지만,

생각할수록 이 말만큼 정확한 문장도 없는 것 같다.


영어 공부를 한다고

소파에 기대앉아 드라마를 틀어놓고,

영어 책을 슬쩍 훑어보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실력이 자라는 순간은 늘 책상 앞에서 온다.

모르는 단어와 끝없이 마주하고, 뜻을 찾아 적고,

입으로 소리 내 따라 하고,

다시 돌아와 반복하는

그 지루하고도 불편한 과정 속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화가 시작된다.


이게 바로 ‘공부한 기분’과

‘실력이 자라는 순간’을 가르는 지점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영어만 그런 게 아니다.


운동도 그렇다.

우리는 종종 “하루 5분이면 뱃살이 빠진다”거나

“10분만 투자하면 몸짱”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하루 5분으로 변하는 것은 기분뿐이다.


몸은 속지 않는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이 깨어날 때 느껴지는 뻐근함,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의 괴로움…

그 모든 불편을 넘어서야만 몸은 달라진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했다는 기분”만 남을 뿐,

나 자신은 그대로다.


회사 일도, 인간관계도 다르지 않다.

편한 사람들과만 지내면

하루는 부드럽게 지나가겠지만,

네트워크는 확장되지 않는다.

일도 익숙한 방식만 고수하면 실수는 줄겠지만,

배움도 줄어든다.

불편한 자리에 앉아보고,

어색한 침묵을 견뎌보고,

때로는 오히려 돌아가는 듯한 답답함을 겪어야 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와,

익숙하지 않은 대화 속에서만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그 낯설고 불편한 순간들이야말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결국 세상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네가 원하는 만큼만 불편해져라.”


지름길은 없다.

불편함을 견딜 힘.

그 힘이 쌓이고 쌓이다가

어느 순간 크리티컬 매스를 넘어서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된다.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버텨낸 작은 불편함들이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쌓여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나에게 묻는다.

“지금 어떤 불편함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가?”


아마 당신에게도,

이 질문이 필요한 순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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