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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 Sep 16. 2021

새로운 취미의 시작

한국 - 제주도, 금능해변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캠핑족이 늘어났다고 한다.

다들 산이며 들이며 노지며 캠핑장이며 국내여행을 금지하면서 주의하면서도 사람들이 줄을 지었다.


거기에 2021년 초에는 ‘클럽하우스’라는 서비스가 붐이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여행기를 들을 수 있는 방들과 백패킹 관련 방들이 만들어졌다. 그 방중 ‘백패킹라운지’라는 방을 들어갔다가 국내 백패커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쿵스레덴에 다녀왔던 경험을 자랑해댔다. 사람들은 놀라며 거길 어떻게 다녀왔냐며, 백패커들의 로망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신이 나서 자랑을 해댔다.


한국의 백패커들은 장비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줬다. 쿵스레덴에 갈 때 나는 저렴하고 무겁고 튼튼한 장비를 준비했었는데, 좋은 장비들이 많다는 걸 몰랐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렇게 다양한 정보를 들으러 매일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다. 들을수록 나의 통장은 가벼워졌고 장비는 두둑해져만 갔다.


그러다 3년 정도 백패킹을 하고 있던 초등학교 친구를 만났고 제주도 백패킹을 계획했다. 거기에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던 사람들에게 제주도 백패킹을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얻고 장비를 사댔다. 사실, 이 글은 장비를 자랑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다.


본격적으로 장비 자랑을 시작해본다면, 텐트는 ‘bigagnes’라는 미국 브랜드의 카퍼 스퍼 모델로 샀다. 1.5kg밖에  되는 가벼운 무게에 빨간색 컬러가 예쁜 텐트다. 거기에 트레킹 폴로 작은 그늘막도 만들  있다. 사용하다 보면  다양한 디테일들을 만날  있는데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을  없다.

나의 첫 텐트, 카퍼스퍼

두 번째, 백팩은 클래식하고 가방의 명가인 ‘gregory’라는 브랜드의 ‘octal’이라는 모델을 샀다. 1kg 정도의 무게에 45L의 회색 가방인데, 유튜버인 캠퍼레메님의 적극 추천으로 다 사버렸다. 전문가 말을 잘 듣는다. 가방은 기능이 다양하고 수납성이 좋아 매우 만족하고 애정 한다.

(레메오라버니는 클럽하우스의 인연으로 나중에는 만나서 같이 백패킹도 갔다. 나는 성덕이다.)

나의 2번째 백팩

세 번째로는 체코에서 샀던 나의 에어매트, ‘yate’라는 체코 아웃도어 브랜드의 에어매트이다. 사실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에어메트의 부스럭거림이 어노잉 하지만은 않다. 포근한 낮잠을 위해서 단잠을 위해서도 에어매트는 필수다.

에어매트에서 행복한 나

그렇게 장비를 준비하고 있을 , 백패킹 장비천재인 친구는 ‘helinox’ 의자와 ‘featherdown’이라는 브랜드의 침낭을 거하게 빌려줬다. 그렇게 장비를 세팅하며 제주도로 떠날 준비를 해댔다.


코로나일지라도 공항은 북적였고, 제주도의 따뜻한 햇살이 온몸에 감겼다. 첫날은 욕심이 많아져 이것저것 넣다 보니 가방이 울퉁불퉁해졌고 가방은 정말 무거웠다. (지금은 저것보단 예쁘게 가방을 패킹할  있다.) 그리고 홀로 올레길 6코스를 걸었다. 6코스는 올레길 중 아름답고 안전하기로 소문난 길이다. 홀로 걸어가는 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제주도에 사시는 할아버지와 막걸리도 나눠먹었다. 특히, 쿵스레덴을 가고 싶어하는 어떤 분을 만났는데 사진도 보여드리고 경험담을 들려드렸더니 금방 친해졌다. 그래도 깔끔하게 걸으며  나와 이야기할  있는 시간들을 많이 가질  있었고 걷다가 쿵스레덴에 가고 싶어 하는 쿵스레덴 꿈나무를 만나 즐거운 수다를 떨며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패킹을 잘 못하는 쪼랩 백패커

그렇게 홀로 제주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친구를 기다렸다. 친구는 저녁이 되어서야 제주도에 도착했고 각자 숙소에서 자고 금능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푸른 바다 물빛보다 휘날리는 모래 알갱이가 내 얼굴을 때렸다. 신나게 뛰어다니며 오늘 우리가 잘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녔다. 이리저리 편하게 쉬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유심히 찾았다. 바람이 날리는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텐트를 쳤다. 친구는 돌멩이를 주워오더니 마구마구 팩 다운을 해댔다. 멋있었다. 휘날리는 바람에 모래들이 텐트로 마구마구 들어왔지만 걸스카우트 야영 온 초등학생 마냥 신이 났다. 그렇게 생애 텐트를 제주도에 팩 다운했다.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려야   있을  같은 야자수에 무섭게 치는 바람들과 싸우며 텐트는 잘 지어졌다. 몇 년간 백 패킹했던 친구는 만두와 감바스 밀키트를 챙겨서 이것저것 만들어주었다. 장비도 빌려주고 음식도 만들어   친구는 천사였다. 친구에게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고 싶어 드리퍼와 그라인더를 챙겨 왔다. 그리고 ‘snowpeak’ 컵에 커피를 여유롭게 마셨다.

바다를 보며 내려마시는 커피  잔의 소중함과 빨간 나의 집이 아늑하고 따뜻했던 순간이었다. 오늘도 텐트 속에서 단잠을 잔 뒤 깨고 텐트 문을 열어보고 싶다.


그렇게 백패킹의 세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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