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도 쓰면
그래도 괜찮은 사람 같고
사는 것이 비루해도
견디는 것은
시라도 쓰고 있다는 것은
삶의 면죄부
때로는
사람의 탈을 쓰고 사는 짐승 같아서
숲으로 숲으로 달아나다가
나는 두 발로 걷는 서러운 족속이라
그럴싸한 포장을 뒤집어쓰고
분칠을 하고 시간을 견디는 날에도
아
결국은 썩어가는 인간면서
내 몸의 냄새를 견디면서
그러니 죄 많은 하루 그림/문선미작가:제목/상념
어제보다는 조금 더 가벼이 휘발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나를 견디며 견디며 살아가는 위안
시를 쓰면서 시를 쓰면서
악을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