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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ak Oct 21. 2023

뭐든 일장일단이 있다며?!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나한테 왜 이래? 



사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우리집에 우환이 일어났다. 

멀쩡히 걸어가던 엄마를 주차장에서 차가 치는 사고로 

넘어지면서 머리가 땅에 부딪히는 1차 상해

+ (당황해서라는데 도대체 눈이 제 기능을 하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더 밟은 엑셀 때문에 발이 타이어에 끼이는 2차 상해까지. 

(지금도 엄마는 그 흉터와 후유증이 선명한데 별다른 보상은 없다.

피해자만 고통받는 세상... 너무 분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까 걱정도 된다.) 

급히 응급실로 옮긴 엄마는 머리도 발도 너무 걱정이 되는 상태였고 

이후 며칠간 입원하며 여러 검사를 진행했다. 

그 사이에 내 암 선고가 내려진 것.


과년한 딸 지금까지 시집 한 번 안 간 탓에

기나긴 육아를 계속하게 만든 것도 죄송한데

암 선고까지 안겨주는 건 너무 못할짓이 아닌가... 

심지어 엄마가 아플 때 알리는 건 더 아니라 생각이 들어  

완벽하게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차근차근 이야기하자 마음먹었다. 

남동생에게는 살짝 이야기했고, 

부모님께는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이야기하자 합의했다. 


암이라는 단어가 참 무섭고 무겁지만 

그래도 인터넷 상에서 열심히 진단해 본 바에 의하면

내 경우는 그나마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문제일테니! 그리 큰 폭탄선언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나 암이야. 그런데 한 쪽이고 그것도 크기가 작아서 간단히 도려내면 돼." 

뭐 이정도로 담담하게 말하면 되겠지.

그래도 수술이라는 걸 한다는 소식에 속상해할 부모님이지만 이만하니 다행이지. 


하지만, 실제 내 귀에 꽂힌 결과는 내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다행히 전이는 없지만 

오른쪽 조직검사 결과 한 개는 0.5cm짜리 암으로 밝혀졌고,

왼쪽은 암덩어리가 2cm짜리 하나인 줄 알았는데 새끼를 쳤단다. 두 개 정도로 예상한다고.

이리도 빨리 퍼질 수 있음에 놀라웠다. 

그래도 크기는 작으니 그만큼씩만 쏙쏙 뽑아내면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아니, 왼쪽은 전체절제를 해야한단다. 그리고 밸런스를 위해 오른쪽도 전체절제를 하라고...

동시에 복원 수술이 들어갈거니 문제 없다고 한다. 

게다가 젊은 환자라 이후 항암도 필요하다고... 머리가 하얘졌다. 


일단 수술 얘기를 하자면 

유방암 수술은 병변이 있는 부위만 도려내는 부분절제와

전체 가슴을 들어내는 전절제가 있는데

전절제의 경우 남성의 음경을 자르는 것과 같은 상실감과 같다는 말이 있더라. 

그 표현에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심지어 나는  

내 신체 부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가 가슴인데...

그걸 잘라간다니... 


다음은 항암치료.

머리카락도 빠지고 피부도 푸석해지고 등등 

너무 무서운 부작용들을 들은 만큼 정신이 아득해졌다.


여성암 1위인 만큼 

친구의 지인 중에도 유방암 환자가 있었는데

한 분은 전절제로 싸악 들어내고 항암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작은 가슴이 콤플렉스였는데 이참에 가슴을 키울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또 다른 한 분은 이미 전이도 일어났고 혹도 내 4배 정도 크기였는데

항암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인 후에 부분절제를 진행했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내게선 이것저것 다 앗아간다는 거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병원 투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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